"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정부의 외교 전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30일 북한 관련 미 정부의 외교 전문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북한 정권이 유일하게 자신들을 지지해온 중국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위키리크스의 북한 관련 전문을 공개하면서 해설 기사를 통해 "북한이 중국군과 미군 사이의 완충국가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잃었으며 중국이 한국의 주도 아래 한반도의 통일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문이 공개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지난주 한국의 한 섬에 치명적인 포격을 가하기 오래 전에 고위 중국 관료들이 그들의 전략적 자산이 부채로 바뀌었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가졌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풀이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중국 외교 차관은 중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으며 한국의 주도 아래에 통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또한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탈북자 30만명이 유입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으며 군대를 이용해 국경을 봉쇄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도 외교부 차관 시절 중국 고위 관료 2명으로부터 "중국 공산당의 젊은 지도부가 더이상 북한을 유용하거나 신뢰할 만한 동맹국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미국 대사에게 전했다.
이에 관련, 가디언은 "이는 다루기 힘든 동맹국인 북한에 대해 중국이 과거에 숨겼던 깊은 분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특히 중국 외교관들은 북한이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됐으며 경험 없는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도 붕괴될 것 같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만약 북한의 나이 많은 장군들이 이러한 전문들을 읽고 받아들인다면 이는 독재정권에게 그동안 너무도 부족했던 현실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국 정부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싸늘한 반응'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8일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통해 6자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