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딜러들 사실상 매매 포기

환율 급등에 리스크 관리 차원서 달러 보유 포지션 축소·청산

시중 은행의 외환 딜러들이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자 사실상 매매를 포기한 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달러 롱(보유) 포지션을 대폭 축소하거나 청산하고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보통 외환 딜러는 환차익을 얻기 위해 수시로 달러를 매매하며 수천만달러씩 달러 보유 포지션을 가져가지만 최근에는 자칫하면 엄청난 환차손을 볼 수 있는 만큼 매매를 최대한 자제하며 시황만 살펴보고 있다.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급감하고 유동성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입업체의 소량 결제 주문에도 환율이 10~20원씩 훌쩍 올라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 거래 자체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부산은행의 신범수 외환딜러는 "2~3주 전부터 시중은행 딜러들은 보유 달러를 내다팔며 포지션을 청산하기 시작해 지금은 사실상 자기매매 거래가 없는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날 원ㆍ달러 환율이 어디로 튈지를 모르기 때문에 달러를 보유한 상태로는 잠을 잘 수 없다"며 "달러 보유 포지션을 완전히 없앴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지난해만해도 5,000만달러씩 달러 포지션을 갖고 갔지만 이제는 200만 달러 미만으로 축소했다"며 "환율 예측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6년 이상 외환 거래를 해왔지만 이렇게 매매를 포기한 채 모니터만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금 딜러들 사이의 관심은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돌파하게 될 시점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500원선(線)이 깨지면 정부가 강력히 시장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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