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신흥국 불안 어떻게 대응할까


최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국가에서 투자자들의 자금회수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신흥경제국가의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증시가 폭락하는 등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2008년부터 본격화됐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을 대신해 세계경제를 지탱해왔던 것은 신흥경제권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신흥경제국 금융시장의 향방을 아직까지 단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면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에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는 통화스와프협정이 체결돼 있으며 실제로 인도 및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채무 비율은 1990년대 후반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대외채무 등 금융 위험수준 제각각


하지만 외환위기나 금융시장 붕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하더라도 신흥경제국의 사정이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 거시경제의 기초여건, 대외채무의 건정성 등이 같지 않기 때문에 이번 출구전략으로 유발된 금융 불안의 수준, 지속 기간 등은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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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근의 사태 즉 일부 신흥경제국 금융시장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일련의 상황들은 신흥경제국가에 대한 리스크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필자는 평가하고 싶다. 인도 및 일부 신흥국가에서 통화가치가 반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려 15~20% 정도 하락하는 상황이라면 사전에 적절한 헤징과 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을 감안해 해당 국가에 진출한 기업들이 겪고 있을 고충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흥경제권은 구매력평가기준으로 볼 때 이미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세계 GDP의 새로운 성장에는 약 80%를 기여하고 있다. 또한 1980년 신흥국은 세계 상품수출량의 34%를 차지했지만 2011년에는 그 수치가 무려 47%까지 증가했다. 세계 상품수입량에서도 신흥국은 같은 기간에 29%에서 42%로 급등했다. 이미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정치상황 등 국가ㆍ산업별 옥석 가려야

이처럼 세계경제에서 신흥경제권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간과할 수는 없다. 간단한 예를 들면 우리는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65~70%를 매년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이 점점 더욱더 우리에게 중요한 판매시장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신흥시장은 각종 제도와 문화가 상이하고 시장도 충분히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 역시 높은 시장이다. 특히 정치 리스크 역시 신흥시장의 비즈니스에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권교체와 함께 기존에 체결된 계약 역시 존중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으로 집권세력이 취약할 경우 인기에 영합하는 대중적인 정책을 실시해 시장의 불안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향후에 전체적으로 볼 때 신흥경제국가의 경제성장은 감속경향은 있겠지만 지속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예전에 비하면 신흥경제국가 중에서도 그리고 산업별로도 옥석이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신흥경제국 진출에 앞서 적절하고 면밀한 리스크 분석이 더욱 필수적이 됐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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