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천국을 만들자/3부] 노키아의 미래사업찾기

전통산업 포기 IT로 재기성공'모바일+인터넷'으로 차세대 준비 지난 88년 핀란드 노키아사는 카리 카이라모 당시 사장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자살했을 정도로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노키아는 지난해 휴대폰 단말기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30%로 미국 모토롤라(16%), 스웨덴 에릭슨(10%)을 크게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 위크지가 '글로벌 1,000대 기업' 중 노키아를 99년 38위에서 지난해 9위로 올려놓은 것도 이같은 성과 때문이다. 반면 경쟁사인 에릭슨은 이에 밀려 휴대폰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불과 10여만에 '부실 공룡그룹'의 대명사였던 노키아가 초우량 기업으로 변신한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선택과 집중전략을 전개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지난 92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요르마 올리라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업계 1위나 1위 가능성이 있는 업종만 살려라. 기적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며 선택과 집중을 요구했다. 이 전략은 특별한게 아니지만 실천은 또다른 문제였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이 머뭇거리다가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르마 회장은 과감했다. 그는 고무ㆍ제지ㆍ펄프ㆍ가전ㆍ타이어ㆍ컴퓨터등 120년간의 전통산업을 모두 포기하고 이동통신 단말기와 정보통신 인프라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제품 생명주기가 짧은 통신산업의 특성에 맞춰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부문에 집중투자한 것도 성공비결. 노키아의 기술력에 대한 집념은 놀라울 정도였다. 현재 전체직원 6만명중 32%인 1만9,000여명이 R&D 요원이며 지난 99년에만 총 2조원을 이 분야에 쏟아부었다. 사업비전에 대한 확신도 성공을 뒷받침했다. 요르마 회장은 90년대 초반 이미 무선전화가 유선전화를 압도할 것으로 믿고 사업구조를 디지털화, GSM(유럽 휴대전화 규격) 시장을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능력위주로 조직을 재편한 것도 눈에 띈다. 경영진을 젊은 층으로 대거 교체, 평균연령을 45세로 낮춘 결과 도전정신과 유연함이 새 기업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 노키아는 다음 10년, 즉 '선택과 집중 제2기'를 준비중이다.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을 모토로 모바일과 인터넷을 융합한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 이를위해 지난 98년 실리콘 밸리에 '노키아 벤처 조직'을 설립, 인터넷ㆍ멀티미디어 기업에 대한 투자및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괄책임자에는 차기 CEO로 지목되는 페카 알라 피에틸라를 선임했다. 이 사업의 비중을 확대, 사이버 벤처 기업을 흡수함으로써 앞으로도 변혁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셈이다. /헬싱키=고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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