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류] 전북 소주시장 '저가'-'고가'격돌

「저도주·고가주냐, 아니면 고도주·저가주냐」규모도 크지 않은 전북 소주시장이 요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업체마다 이곳 시장을 겨냥, 신제품을 내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자도주 비율이 60%선으로 낮아 무주공산의 성격이 짙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전북에서 팔리는 소주는 크게 알콜도수 20도의 고가주와 23도 저가주로 나뉜다. 이 술은 업체들의 치열한 머리싸움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다. 업체들이 내놓은 술들을 보면 이들이 이 시장을 바라보는 독특한「관」을 읽을 수 있다. 현재 전북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술은 하이트주조의 「보배20」.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60% 정도다. 알콜도수는 20도, 출고가는 657원, 용량은 300㎖다. 보통 소주가 550원대, 360㎖인 것을 감안하면 비싸다. 하지만 전북 사람들은 자기 지역 술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이 마신다. 지역정서에 가격이 묻힌 셈이다. 조용하던 이곳에 올초 진로가 23도짜리 「참眞이슬露」를 들고 들어왔다. 지난해까지 27%의 시장을 확보한 진로는 참이슬을 무기로 지난 3월말 현재 시장점유율을 30.4%로 끌어올렸다. 참이슬의 성공은 출고가를 510원으로 대폭 낮춰 저가공세를 폈기 때문이다. 참이슬로 전북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는듯 하자 두산이 나섰다. 두산이 낸 제품은 보배20과 같은 도수인 「백화20」이다. 값은 607원으로 50원 싸다. 이 값은 주도면밀한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유통은 도매에서 좌우된다. 도매는 「출고가의 몇%」식으로 마진을 더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술값이 비싸야 좋아한다. 소매에 넘기는 값은 큰 차이가 없다. 도매는 보배20보다 50원 싼 값에 백화20을 받지만 이를 소매에 줄 때는 같은 값을 받는다. 따라서 싸면 쌀수록 도매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값이 비싸면서 싸야 된다는 결론이다. 백화20은 600원대로 값은 어느 정도 비싸면서 보배20보다는 싸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두산은 하지만 보배20이 공략대상은 아니다. 전국 2위 업체로서 1위인 진로에만 관심이 있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도수가 높은 진로소주를 마시는 사람이 전북의 대세인 20도로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틈새를 차지하며 진로를 갉아먹겠다는 생각이다. 하이트주조는 보배20이 위협받는듯 하자「연」소주를 새로 냈다. 23도짜리로 값은 510원이다. 이는 참이슬을 의식한 것으로 저도주와 고도주 양쪽을 다 아우르겠다는 생각이다. 보해양조도 곧 신제품을 선보인다. 도수는 23도, 값은 510원대로 최근의 추세를 고려했다. 보해는 이 술을 전북에 낼 지 고민중이다. 시장상황에 대한 판단이 아직 서질 않아 당분간 경쟁업체들의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태도다. 23도짜리로 분위기가 바뀌는 것같으면 당장 진입할 태세다.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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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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