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48세 김태호 총리 발탁 "소통·화합 앞장"

李대통령, 김태호 前 경남지사 내정… 장관급 9명도 교체<br>金후보자 "서민에 희망 주는 메시지 담겨"<br>'40대 기수론' 점화땐 차기 대권구도 요동<br>김태호·이재오 '통합' 아이콘 될지도 관심

올해 48세인 '농민의 아들'이 국무총리 자리에 낙점을 받았다.

이명박(MB) 대통령이 '8ㆍ8 개각'을 통해 국무총리로 내정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8일 서울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정의감이 꿈틀거리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 우리의 좌표"라고 밝혔다. 또 총리직 인선 의미에 대해 "서민ㆍ농민 출신도 이런(총리)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서민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발탁은 오래 전부터 '가능성'으로 거론돼왔던 얘기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실제로 '김태호 카드'를 선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40대라는 나이는 너무 젊다는 단점으로 꼽혔고 농민 출신에 풀뿌리 정치인이라는 점은 경험 부족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결국 '김태호 카드'를 선택했다. 이를 통해 세대교체와 국민과의 소통, 친서민 정책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새로 구성될 (MB정부의) 3기 내각은 농민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인 40대 전 도지사를 총리 후보로 선임한 데서 나타나듯 한마디로 '소통과 통합의 젊은 내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과 여권 일각의 생각은 다르다. 야당은 이번 개각을 두고 '사상 최악의 개각'이라고 비판했고 여권 내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대권구도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MB정부 3기 개각은 과연 '소통의 내각'일까, '친정 강화 개각'일까.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소통을 위해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0, 30대에게 용기와 도전을 가지고 뛰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 대통령께서 저를 총리로 부르신 이유 중 하나도 20, 30대에 희망을 줄 수 있어서인 것 같다"며 상실감에 빠져 있는 청년층에게 자신의 총리 기용이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기대를 갖고 '김태호 카드'를 선택했고 이를 통해 국민, 특히 젊은 층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줄 여권의 세대교체에 큰 획을 그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문제 없이 통과하면 대한민국 헌정 사상 다섯 번째이자 39년 만의 40대 총리로 기록된다. '젊고 활력 있는 정당'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 대통령의 여권 세대 교체론이 이번 개각을 통해 현실화된 것이다.

김 후보자의 전격 발탁은 '40대 기수론'에 불을 지피면서 차기 대권구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50대 후반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체제였던 대권구도에서 김 후보자가 급부상하면서 젊은 색깔을 내세워왔던 기존의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함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체적으로도 60세가 넘었던 내각의 평균연령이 50대 후반으로 낮아졌고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내정자 등 4말5초(四末五初ㆍ40대 후반~50대 초반)의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됐다.


◇대국민ㆍ정치권 소통 강화에 초점=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개각 배경을 설명하면서 "김 후보자는 지역ㆍ세대ㆍ계층 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내각에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어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국정 운영을 훌륭하게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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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도 "나는 욕심이 하나 있다. 막힌 곳을 뚫어내는, 그래서 소통과 통합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게 나의 욕심"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통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계층 간 통합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김 후보자는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서민 출신으로 경남지사 재직 시절 각종 친서민 정책을 추진했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 및 협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대국민 소통의 전도사'에 적임이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에게는 '정치적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한때 민주화 투사였고 평소 '서민을 위한 정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여권 주류의 좌장 격으로서 당ㆍ정ㆍ청 간 소통을 주도하고 진보 야당 및 시민사회계 인사들과도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야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한 새로 내정된 부처 장관 7명 가운데 현역 의원이 3명, 전직 의원이 2명이나 포함된 것은 지난 청와대 개편 당시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을 전격 발탁한 것처럼 여의도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정복 의원을 내각에 전격 발탁한 점은 '탕평인사'의 의미와 함께 박 전 대표와 친박근혜계에 화해와 협력의 손길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서민 트로이카' 출범=김 후보자는 평소 자신을 '촌놈' '서민'으로 부를 만큼 서민의 애환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 후보자를 축으로 한 3기 내각의 출범은 집권 후반기에 친서민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읽혀진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 운영 철학이 친서민"이라며 "친서민의 미래로 가는 이명박 정부의 가치를 꼭 성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기 내각의 친서민 정책을 이끌어갈 장관들은 이후보자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이른바 '친서민 트로이카'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 후보자의 경우 한나라당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진 후보자와 함께 '친서민 정책 기조' 강화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의 집권 중반기 이후 정책 기조가 다소 경제부처 논리로 쏠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서 '친서민 중도실용' 국정과제를 주도했던 박 후보자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일자리 창출과 친서민 정책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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