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뮤지컬 공연 리스크 줄이자" 신작 대신 앙코르作 줄이어

6년 만에 내한하는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지난 1~2월 내한 후 8개월 만에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펼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버전

지난해 8~9월 한국공연, 올 6~8월 오리지널 내한공연에 이어 11월 다시 한국공연을 펼치는 뮤지컬 ''시카고''

경기침체·메르스 등 악재 영향 공연계 검증된 작품에 집중

국내 초연 '바스티유 연인들' 창작작품 '마타하리' 등 연기


'로미오 앤 줄리엣' '시카고' 등 내한공연·재연 작품 대거 추가

"단기 공연 후 앙코르 무대 시장 발전 도움 안돼" 지적도



뮤지컬 업계가 앙코르(재연) 작품과 내한공연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정비하며 '방어 전략'을 펴고 있다. 흥행이 검증된 작품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여름휴가 이후 하반기는 공연제작사가 연말 특수를 노리며 잇따라 대형·신작 뮤지컬을 내놓는 대목이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된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관련기사



우선 연초부터 계획된 국내 초연 뮤지컬이 크게 줄었다. 9월 초 무대에 오를 예정이던 프랑스 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은 현지 제작사의 문제로 공연이 잠정 보류된 상태다. 이 작품을 한국에 들여오려던 마스트엔터테인먼트는 "프랑스 제작사가 현재 공연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송사가 끝난 뒤 공연을 들여오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첫 창작 작품으로 11월 선보이려던 '마타하리' 역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막을 내년 초로 연기했고, 영화사 명필름이 제작, 이달 말 초연할 예정이던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공연장 시설 문제를 이유로 개막 자체를 취소했다. 연초 계획에서 살아남은 신작은 신데렐라와 오케피 정도다.

대신 앙코르 공연이나 내한 공연이 대거 라인업에 추가됐다. 마스트엔터는 '바스티유의 연인들' 대신 '로미오 앤 줄리엣'(9월) 내한공연을 6년 만에 선보이기로 했다. 짧은 시차를 두고 같은 공연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 올 1~2월 공연한 '노트르담 드 파리'의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10월 또다시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 29일까지 공연한 뮤지컬 '원스'(한국 공연)는 오는 9월 오리지널 내한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달 초 끝난 뮤지컬 '시카고'(내한)도 11월 출연진을 한국 배우로 바꿔 다시 무대에 오른다. 3개월 만에 배우만 바꿔 같은 작품을 공연하는 셈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공연계가 지난 2년간 경기침체와 세월호·메르스 등 악재를 만나 많이 위축되어 있다"며 "신작보다는 인지도 있는 작품이 제작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낮추면서 투자받기도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공연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다수 제작사는 일단 2~3개월 공연한 뒤 다시 짧은 주기 안에 같은 작품을 올려 매출을 극대화하려고들 한다"며 "시장 발전을 생각할 때 결코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하반기 재연 라인업에는 형제는 용감했다(8월), 프랑켄슈타인(11월), 레미제라블(10월 대구, 11월 서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12월) 등이 포함됐다. 그리스는 연내 공연이 아예 취소됐고,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도 올 연말 연극 '렛미인' 초연으로 대체된다.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