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신용카드사인 마스타와 비자가 우리나라에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다 「과당경쟁」을 자제해달라는 국내 회원사들의 충고를 수용, 선두다툼을 포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발단은 마스타카드와 비자카드가 올 하반기에 각각 서울 명동과 여의도 지역을 대상으로 IC(집적회로)칩이 내장된 신용카드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마스타와 비자 양사는 IC칩 내장 신용카드를 불법도용 위험에 크게 노출된 현재의 마그네틱 카드를 대체할 차세대 신용카드로 삼고 각각 2년여전부터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양사는 치열한 눈치경쟁을 벌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난해 11월 IC칩신용카드의 시범서비스 지역을 따로 선정하고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문제는 마스타와 비자의 국내 회원사들이 BC·삼성·LG·국민·외환카드 등으로 대부분 중복 회원사란 점이었다. 이 경우 국내 회원사들은 마스타와는 명동 지역에서, 비자와는 여의도 지역에서 비슷한 종류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따로 운영해야 한다.
특히, IC칩 내장 신용카드 서비스는 정산시스템, 가맹점 단말기, IC칩 내장 신용카드 등을 구성요소로 시행되는데 마스타와 비자가 이들 설비 비용의 일정 비율을 분담해줄 것을 회원사들에게 요구해오면서 회원사들의 불만을 사게됐다.
국내 회원 신용카드사들은 개별 진행에 따른 이중 비용은 회원사와 마스타 및비자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주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혼란만 주면서 비용을 전가시키는 꼴이라고 지적, 양사의 개별적인 사업 진행에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결국 마스타와 비자는 최근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용, 같은 지역을 대상으로 상호 호환이 가능한 단말기를 설치해 시범서비스를 공동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마스타와 비자는 서비스 공동실시로 당초 각각 계획했던 사업비 70만∼80만달러를 20만∼30만달러씩 줄이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국내 신용카드 회원사들이 움직여 마스타와 비자의 과당경쟁을 막은 격이 됐다.
【조용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