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동차 정비요금공표제 폐지 움직임에 반발한 자동차 정비업계가 보험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자동차 수리 고객으로부터 직접 요금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정비업계는 우선 업계 1위인 삼성화재부터 시작해 다른 보험사에 대해서도 계약을 해지할 태세여서, 이달 중순 이후 삼성화재를 이용하는 자동차 소유자부터 정비소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전국자동차정비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삼성화재와 계약한 정비업체들이 계약기간 만료를 한달 앞두고 계약해지 공문을 보내고 있다.
정비업체들은 작년 6월중순 정부가 적정 정비요금을 공표한 이후인 7-8월 보험사들과 1년 단위의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 정비요금이 공표되지 않음에 따라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삼성화재부터 계약을 거부하고 직접 고객으로부터 정비요금을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비업계는 삼성화재 등 보험사들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정비요금을 책정하거나 이면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비업체들이 보험사와 계약을 해지하면 자동차 소유자들은 차량 수리비를 정비업체에 직접 지급하고 영수증을 발급받은 후 이를 다시 보험사에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거나, 보험사와 계약한 다른 정비소를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연합회 관계자는 "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했거나 할 의사가 있는 업체는 전체 2천600여 종합정비업체의 절반 가량이며, 특히 수원과 화성지역에는 벌써 70-80% 가량의 업체들이 집단으로 해지 통보를 보냈다"며 "그러나 담합의 오해를 살 수 있어 구체적인 집계는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회측은 조합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단체 행동이 아니라 정부의 정비요금공표제도 폐지 움직임에 따른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기때문에 담합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금까지 본사에 계약 해지 접수가 집계된 것은 100건 미만으로 많지 않다"며 "향후 정비업체들의 추이를 봐가며 개별 정비업체와 협상을 원만히 진행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