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깊어지는 중국의 '아프리카 사랑'

중국의 ‘아프리카 사랑’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무려 세 명의 중국 고위 관계자가 아프리카를 찾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리자오싱 외교부장, 원자바오 총리의 방문이 차례로 이어졌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중국을 믿고 따르는 눈치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 모델을 우러러보며 본받으려 하는 분위기다. 중국ㆍ아프리카 무역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4개월 동안 중국의 아프리카 석유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무역 교역량도 네 배가량 늘었다. 경제 무역으로 돈독해지는 서로간의 애정이다. 특히 중국은 서방 국가들과 맞먹는 원조를 아프리카 국가들에 제공하고 있다. 국가원조, 부채탕감, 의약품 제공, 기술지원, 관세완화 등 선진국 수준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중국 국영 기업은 수백억달러를 아프리카 홍해에서 기니만까지 이어진 정유 회사들에 쏟아부었다. 그중 앙골라의 한 정유회사에는 전략적으로 엄청난 돈을 빌려줬다. 미래를 내다본 전략이다. 이 같은 장기적 관점의 ‘원조 패키지’는 서방 국가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들이다. 안타까운 점은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권유린 만행에는 눈감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인권유린 국가인 수단과 짐바브웨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대신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베이징으로 오는 ‘레드 카펫’을 깔아주었다. 수단의 한 고위 특사에게도 똑같은 특혜를 제공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중국은 매력적인 대상이다. 냉전시기에 서방 선진국들에 이용당한 경험이 있는 그들이 이제는 거꾸로 중국과 손잡고 복수를 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토사구팽’에 대한 보복인 셈이다. 냉전 후 버림받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늘날 후진국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밀월은 서로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세계 각국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들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아프리카를 국제 무대로 이끌어내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비민주적 국가이며 부패와 독재로 얼룩져 있다. 아프리카 국민들은 좀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밀월은 사용하기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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