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이영재 한일월드 대표

"기술교류로 글로벌 일류 제품 개발"<br>판로 없는 열악한 中企에 유통망 제공<br>콜롬비아·中 생산거점으로 공급 확대 계획<br>"가정용 넘어 산업용 제품까지 영역 넓힐것"


이영재(48) 한일월드 대표는 기업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달려가는 네트워크 중시형 최고경영자(CEO)이다. 이 대표가 유독 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시하는 이유는 '협업'의 가치를 일찍부터 깨달았기 때문이다. 올해 선보인 무세균 정수기 'PHILEO 915UV'는 그가 이업종교류회 활동과정에서 만난 살균시스템업체 한국공냉의 모듈을 적용해 만든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모임에서 만난 회사 대표로부터 인도 바이어를 소개받아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게 됐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는 이 대표는 "디지털밸리 입주 사장들이 매달 2차례씩 점심을 함께 하며 모임을 갖는다"며 "모임에 참여한 CEO들에게 각 회사를 소개, 홍보하는 1분 스피치 시간을 갖게 해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고 협업을 유도한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A와 B가 합치면 AB가 아닌 C가 될 수 있다" 며 "세균을 99.9% 살균할 수 있는 한일월드의 무세균 정수기도 두 회사의 기술이 합쳐져 탄생한 것처럼, 다른 중소기업들도 서로 기술교류를 통해 세계시장을 넘나드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도 판로를 뚫지 못한 중소기업들과의 교류도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다. 전국 24개 총판과 150개 지사를 운영하는 한일월드의 영업망을 이용한다면, 열악한 상황에 놓인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유통 확대에 도전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한일월드는 정수기는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나머지 환경가전 제품들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만드는 등 자체 개발한 상품만을 판매해왔다"면서 "이제는 영업 판로가 없어 상품화 길을 뚫지 못한 중소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공급받고, 영업 및 판매망을 제공해 주는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일우러드는 중소기업간 협력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면서도 중소기업의 부족한 브랜드 파워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서울시가 제품력을 보장하는 '하이서울브랜드'에 6년 연속 참여해 낮은 인지도에서 오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한편, 철저한 사후관리(A/S)를 앞세워 '입소문'을 통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식당이나 사무실 등 업소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했지만, 이제는 가정에 공급하는 비율도 50% 가까이 된다"며 "대기업 제품보다 40%정도 저렴한 가격과 뒤지지 않는 품질로 소비자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 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해외시장 진출이다. 이미 가정용 정수기 보급이 50%가 넘은 국내 시장은 '레드오션'에 가까운데다 대기업들과 경쟁해 선두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 5월 콜롬비아 RNP사와 총 2억달러 규모 정수기 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최근 중국 CLEAN사와 합작해 월 2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생산라인을 만들고 있다. 한일월드는 앞으로 콜롬비아와 중국의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남미와 아시아의 주변국들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콜롬비아를 비롯한 남미 시장의 경우 아직 정수기 보급이 전무한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올 11월께 중국에서 제품 생산이 시작되고,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콜롬비아에서도 공장을 가동한다"며 "내년이 지나면 현재 10%에 지나지 않던 수출 비중이 50%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짧은 시간에 대규모 해외 공장을 두 곳이나 짓는 등 투자규모는 중소기업에게 부담이 될 법도 하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이 대표는 "한일월드의 앞선 환경가전 기술을 제공하고, 현지 회사가 공장건설 및 영업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합작이 이뤄졌다"며 "자본 여력이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 택할 수 있는 해외진출 방식으로 투자비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고 답했다. 향후 한일월드가 가지고 있는 비전은 가정용을 넘어 산업용 제품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상 해외에서 수요가 많은 강물, 아파트단지, 공장 등 산업용 정수시설 부문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은 자세히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산업용 플랜트 부문 진출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환경가전제품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로 장기적으로는 산업용 시설부문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일월드는
정수기등 환경가전 생산… 13개국에 수출

한일월드는 1992년 설립돼 정수기, 공기청정기, 산소발생기,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등 각종 환경가전을 생산하는 회사다. '필레오(Phileo)'라는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해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정수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415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세계 13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현재 중국과 콜롬비아에 현지 회사와의 합작법인을 세우고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한일월드는 이 같은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수출업체로 변신해 201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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