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제채권시장 금리차별화 심화

세계금융시장 GM쇼크 아직도 못벗어나<br>삼성카드등 해외 자금조달 재개 불구<br>우량-비우량債 금리 차이 더 벌어져

국제채권시장이 제너럴모터스(GM) 쇼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신용등급이 우수한 채권과 비우량 채권 사이에 금리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배럴당 6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기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GM쇼크로 한동안 끊겼던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다시 재개되고 있다. 채권발행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던 LG전자가 지난 20일 당초 예정대로 6억달러 규모(미국국채 5년물 금리+1.3%)의 해외채권을 발행한 것을 비롯, 삼성카드가 3억달러 규모(2년 만기 리보금리+0.5%)의 해외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조흥은행ㆍ한국산업은행ㆍ외환은행도 이달 초 각각 2억달러(3개월짜리 리보금리+0.17%), 300억엔(엔-엔스와프레이트+0.3%), 3억달러(6개월짜리 리보금리+1.089%)의 해외채권을 발행했다. 노용훈 신한은행 자금부 부부장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분에 3월 이후 급랭했던 해외채권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며 “그러나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가산금리는 여전히 높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발행 국채금리의 기준이 되는 외평채 가산금리는 4월 중순 미국 국채(2년물 기준)에다 0.8%포인트를 가산하는 등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주 말에는 0.5%를 가산하는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올해 초 수준으로 점차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은 경색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분석이다. 김무수 우리은행 자금부 부부장은 “그동안 연기됐던 해외채권 발행이 재개되고는 있지만 투자등급 채권과 투기등급 채권간의 금리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몇 개월 동안 꽉 막혀 있던 것이 일시적으로 숨통이 터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등 신용등급이 우수한 회사의 경우 발행조건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하이닉스반도체의 사례에서 보듯이 투기등급 채권에 대해서는 시장의 반응이 악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처음 해외채권을 발행하려던 4월보다 오히려 0.2%포인트 정도 금리를 더 낮게 발행했다. 그렇지만 하이닉스의 경우 24일 뉴욕에서 회사채 5억달러어치를 발행하면서 10년물 고정금리의 경우 연 9.875%, 변동금리(FRN)는 리보금리+6.5%를 적용받았다. 이 금리는 주간사인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200~300bp(1bp=0.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에 하이닉스는 해외채권 7억5,000만달러 발행 계획을 줄여 5억달러로 축소 발행했다. 이와 관련, 채권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발행시기와 조건 등을 좀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올 하반기 중 해외채권 발행을 계획 중인 곳은 10여곳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자금부의 한 관계자는 “금리는 시장에서 정해지는 것”이라며 “회사의 자금사정 등을 고려해 자금차입이 이뤄지겠지만 해외금융시장 환경이 불안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무리하게 나서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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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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