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폭락과 반등이 이어졌던 지난 8월 모델 포트폴리오(MP)에서 경기소비재 업종을 대거 편입하고 정보기술(IT), 필수소비재 업종의 비중을 낮추면서 대체적으로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들어서는 경기소비재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지난 8월 비중을 줄였던 IT와 낙폭과대 업종 중 이익증가율 개선이 기대되는 에너지와 철강업체들의 비중을 확대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키움·IBK·대신·KDB대우·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 증권사 7곳의 8월 MP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하고 대부분 증권사가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섰다. 이 중 대신증권(003540)의 8월 MP 수익률이 4.07%로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016360)(-2.2%)과 대우증권(006800)(-3.41%), 키움증권(039490)(-3.61%), IBK투자증권 (-3.75%)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4.4%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 수익률 대비 양호한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은 -7.62%로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
시장 수익률을 넘어선 증권사들의 MP를 살펴보면 대부분 경기소비재 등 내수 중심의 유통업종 편입 비중이 높았다.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대신증권의 MP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농심(004370)·KT&G·한국금융지주·현대백화점 등이 포함됐다. 특히 농심의 경우 실적개선 소식에 지난달 20일 38만9,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안정적인 실적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성장동력이 부각된 한국금융지주도 올 초 4만원대에서 7만원대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도 레저와 쇼핑 관련주가 포함된 경기소비재 비중을 전월 16%에서 20%로 늘렸고 대우증권도 GS리테일(007070)·한세실업(105630)과 같은 종목을 선택해 폭락장에서도 견조한 수익률을 유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GS리테일·삼성전기·코스맥스 등의 종목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대림산업(-11.7%), 현대글로비스(-13.6%), 오리온(-25.0%), 삼성전자(005930)(-10%) 등 대형주와 중국 관련주 등을 포함하면서 수익률이 추락했다.
증권사들은 9월부터 IT와 자동차 등 낙폭과대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MP를 재구성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9월부터 원화 약세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추가적인 자금회수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줄면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약세 기조로 인해 수출 기업 중심의 실적개선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저평가 대형주, 수출주의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증권의 경우 자동차와 유통주가 포함된 경기소비재를 8월에 이어 9월에도 20%에서 23%로 비중을 확대했다. 종목별로는 롯데칠성·SK하이닉스 등 업종 내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저평가주 중심으로 종목을 추가했다. 키움증권도 9월 들어 산업재 비중을 대폭 축소한 반면 유틸리티와 IT·필수소비재 업종의 비중을 확대했다. 종목별로는 현대산업·S&T중공업·롯데푸드·크라운제과 등을 편입했고 GS건설·한라홀딩스·오리온 등은 제외했다. 대우증권은 경기방어 및 내수업종 중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미디어교육·보험·유틸리티·유통·화장품과 낙폭 과대업종 중 이익증가율이 높은 에너지·화학·철강업 비중을 늘렸다. IBK투자증권은 2·4분기 긍정적인 실적뿐 아니라 하반기 이익조정이 상향된 종목 중심으로 9월 MP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