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앞두고 강경론으로 돌아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CBS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선데이모닝'에 출연해 "이란과 검증 가능한 핵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이란과의 핵협상을 앞두고 핵심 쟁점에 대한 이란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제네바 인근 몽트뢰에서 협상을 진행하며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를 제조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로 설정할지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미국은 원심분리기 등 제조시설과 장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최소 1년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란은 애초부터 핵무기 개발 의지가 없었던 만큼 이 기간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속이더라도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브레이크아웃 타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검증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 '예스'라고 대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핵협상은 이미 1년 넘게 진행돼왔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제 협상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국면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