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젊은 예술가 지원 나서야


젊은 예술가들이 미술계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은 예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 몇 해 전 불었던 미술시장 붐도 있었고 미국과 유럽 중심의 미술계가 아시아에 크게 주목한 덕도 있었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국가 기관의 지원책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실행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화예술진흥기금을 통한 전시 지원이나 새로운 창작공간의 운영 보조, 국제교류를 적극 지원한 점 등이 좋은 사례다. 또 한편으로는 국공립 미술관의 역할을 들 수도 있다. 특히 레지던시(Residency) 운영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만하다. 레지던시는 일반 거주와 달리 일정기간 거주하면서 특정한 연구 및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자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지난 1995년에 폐교를 활용한 창작공간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레지던시가 생겨났다. 하지만 레지던시가 미술계에 부각된 시점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작한 10여년 전으로 볼 수 있다. 국공립 미술관은 레지던시를 운영함으로써 창작공간을 지원하는 동시에 젊은 작가를 양성하고 국제 교류를 활성화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우선 국공립기관의 레지던시 운영은 '공신력'을 제공한다. 물론 이 때문에 선정된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라는, 즉 작가를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가 돼버렸다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국공립기관의 레지던시가 젊은 작가를 고무시켜 미술계에서 부각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고 한국 현대미술의 방향성 제시 및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2006년 난지도의 유휴시설을 개조해 난지미술 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26명의 장기입주 작가를 선정하는데 경쟁률은 매년 증가세다. 현재 5기 입주작가들은 1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수요에 비해 시설 공급이 부족함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젊은 작가가 시장논리에 흔들리거나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창조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요즘처럼 현대미술의 흐름이 동방(東方)으로 향하고 있음을 감지한다면 더욱 우리의 젊은 작가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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