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사람들] 국제투자은행 변신돕는 '국제원군'

- 산은 IR자문역 데이비드 워너씨산업은행에 「다윗」이 나타났다. 풍부한 경험과 실력으로 거대 공룡 산은을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투자은행으로 변신시키겠다고 덤벼든 작은 공룡, 데이비드 워너씨다. 그러나 외국인 전문가 한사람이 50년의 역사와 60조원의 자산을 가진 산업은행을 바꿀 수 있을까. 600여명의 직원을 퇴직시키고 25%의 임금을 삭감하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총재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외국인 민간전문가를 국책은행에서 채용했다는 것은 쉽지않은 선택이자 모험이다. 직원들은 국제투자전문가 데이비드씨를 그의 애칭처럼 「다윗」으로 생각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한 개인이 거대한 산은을 국제적인 투자은행으로 바꿔 세계적인 투자은행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는 바램 때문이다. 데이비드씨는 『산은이 변화를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국제적인 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국책은행인) 산은도 이익을 위해 뛰어야 한다』면서 『사고 방법, 고객과 수익에 대한 생각 등을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게 지론. 산은과 데이비드씨의 첫번째 과제는 신용등급을 올리는 일. 신용등급이 한단계 올라갈 경우 수천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덜 수 있다. 데이비드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IR(INVESTOR RELATIONS·투자가 관리)팀과 함께 오는 2월로 예정된 S&P와 무디스사의 실사를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이비드씨는 IR의 핵심을 세가지로 요약한다. 자주 만나(FREQUENCY) 좋은 자료를 주고(QUALITY)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TRANSFERENCE)는 것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산은도 신용등급이 올라갈만큼 충분히 많은 노력을 했다』고 분석한 그는 『신용등급은 마술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개혁의 성과를 잘 알리는 좋은 자료와 설명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그는 「낮은 생산성」을 꼽고, 정부의 비효율성 개혁, 기업의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 제고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씨는 아시아지역 전문가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73년 미국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FNBC(FIRST NATIONAL BANK OF CHICAGO)에서 23년간 근무했다. 미·일·중 3국이 합작한 벤처회사를 관리했고 차이나 베스트사라는 벤처회사 설립에도 참여했다. 지난 83년부터 5년간은 FNBC의 서울지점장을 맡아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산은이 변화를 통해 도약할 수 있을 것인지, 산은 직원과 데이비드씨의 각오가 새롭다. 『변화는 움직임을 의미하며 움직임은 생명의 본질』이라는 승강기 안의 문구는 직원들에게 「변화 아니면 죽음」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승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