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만 너무 예뻐하는 것 아닙니까.”
벤처기업협회 주최로 27일 열린 `제2차 벤처 CEO 포럼`에서 패널로 참석한 IT 벤처기업 대표들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격의없는 쓴소리를 늘어놓았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이해진 NHN 사장. 이 사장은 “장관이 취임 후 NHN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바쁘다고 취소하더니 야후 창업자 제리 양과는 정답게 만났더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공정한 경쟁을 하고 싶은데 정부가 그들을 너무 끌어안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전혀 외국 기업에 편향돼 있지 않다”며 “국내 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내 소망”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때문에 시장이 너무 어려운데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질문했다. 진 장관은 공감을 표시하며 “단속 공무원에게 경찰권을 주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니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이상헌 텔레포스 사장은 “첨단 부품을 개발해 설비투자에 들어가려는 기업들이 투자유치나 인수합병(M&A)이 여의치 않아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5년 이상 운영할 수 있는 설비투자 펀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코리아 IT 펀드의 자펀드를 7년짜리로 만들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벤처 CEO들도 장차 인수합병으로 갈 지 기업공개(IPO)로 갈 지 방향을 잡고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가 “장관이 70%의 벤처가 직원 20명 이하여서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은 벤처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진 장관은 “벤처와 신생기업(starter company)은 구분돼야 한다”면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벤처가 알프스처럼 산맥을 이루도록 육성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