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성숙한다.`
아니카 소렌스탐(33ㆍ스웨덴)이 `쓸 데 없는 일`이라는 일부의 비난 속에 강행해 컷 탈락의 수모까지 겪었던 PGA도전 경험을 발판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소렌스탐은 4일 새벽 잉글랜드 랭커셔주 블랙풀의 로열리덤&세인트앤스골프장(파72ㆍ6,308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총상금 16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박세리(26ㆍCJ)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통산 46승째.
이로써 소렌스탐은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쓰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LPGA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은 이번이 6번째다.
소렌스탐은 경기 후 “콜로니얼 대회를 준비하면서 숏 게임 기량을 집중 연마한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심적 부담을 견뎌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PGA도전이 이번 대 기록 수립의 밑거름이 됐음을 인정했다. 그는 “박세리와 선두 경쟁을 하면서 여러 차례 극도의 긴장감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지만 콜로니얼 대회 때를 생각하면서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추슬렀다”고 고백했다.
소렌스탐은 마인드 컨트롤을 바탕으로 마지막 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10언더파 공동 선두를 이뤘던 박세리가 3번 우드 티 샷을 왼쪽 벙커에 빠뜨리는 것을 지켜 본 소렌스탐은 과감하게 드라이버로 페어웨이를 공략했고 안전하게 파를 잡아내면서 보기에 그친 박세리를 제쳤다. 소렌스탐을 위협했던 박세리는 샷이 왼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지막 티 샷을 미스하는 바람에 연장전 진출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줄곧 흔들렸던 샷 감각이 살아나면서 정상급 스타의 기량을 새삼 인정 받았다.
한편 박지은(24ㆍ나이키 골프)이 8언더파 280타로 공동 3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김영(23ㆍ신세계)이 공동9위, 박희정(23ㆍCJ)이 공동 10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4명이 톱 10에 진입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