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다니는 김모(34) 대리는 추석 연휴를 앞둔 요즘, 유럽 여행을 떠날 생각만하면 가슴이 마냥 부풀어 오른다. 김 대리는 모처럼 긴 추석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평소 벼르던 유럽에 다녀오기 위해 7박8일의 일정으로 여행길에 오를 예정이다. 올해 추석 연휴는 직장인들에게 그 어느 해보다 달콤한 휴식기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모처럼 긴 추석! 쭉 길게 쉰다’는 말처럼 올해 직원들에게 넉넉한 연휴를 선사하고 있다. 올해 추석연휴는 주말을 끼고 있어 최소한 5일간의 휴가가 보장될 뿐더러 연차휴가를 살짝 보태면 연휴는 다시 다음 주말로 이어져 최대 9일도 쉴 수 있다. 조선업체 등 집중휴가제를 도입한 기업들의 아예 9일을 정기 휴무로 정한 곳도 적지않다. 실제 경총에 따르면 올 추석 휴무일수는 중소기업이 평균 5.0일, 대기업이 5.3일로 지난해 보다 평균 0.6일 늘어난 5.1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대로 쉬어야 열정이 솟구친다=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리며 3년 반치 일감이 밀려 있는 조선업체들도 올해 만큼은 제대로 쉬겠다는 분위기다. 물론 납기가 임박한 선박 작업장의 경우 추석연휴에도 쉴 틈이 없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추석연휴에 하루 이틀을 더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집중휴가제를 도입한 대우조선해양은 추석 연휴가 포함된 한 주를 모두 쉬면서 평소에 못했던 설비 보수를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추석 연휴는 오는 30일까지 9일간 이어진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연휴 기간 외에도 27일 하루 더 쉰다. 현대ㆍ기아ㆍ쌍용ㆍGM대우 등 완성차 4사는 모두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27일까지 연휴로 보내게 된다. 때문에 상당수 사업장들은 28일에도 연차 휴가 등으로 사실상 쉬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 삼성의 경우는 아예 9일을 모두 쉬기로 결정했다.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은 “잘 쉬는 게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며 직원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독려하고 있다. 전자업계도 24시간 가동을 해야 하는 반도체, LCD 라인을 제외하고 가전제품 등의 라인은 5일간 가동을 잠시 멈출 예정이다. ◇그래도 공장은 돌아간다=하지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반도체ㆍLCD 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추석연휴는 ‘그림의 떡’이다. 24시간 가동을 해야 하는 제조 라인 특성상 일부 사무직 직원을 제외하고는 4조3교대 근무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기흥ㆍ탕정 사업장은 고향을 찾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투석 당일 각 사업장별로 공동 차례상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이천, 청주 공장도 추석 연휴 동안 4조 3교대 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SKㆍGS칼텍스 등 정유업체도 연중 무휴로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추석연휴 기간동안 추석연휴기간동안 4조3교대 근무가 그대로 유지된다. 해운업체들도 명절이라고 해서 배를 육지로 돌릴 수 없는 만큼 선상에서 추석을 보낼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은 선박별로 추석지원금을 제공하고 특별 부식을 만들어 고향을 떠나 있는 선원들을 위로한다. 포스코는 용광로를 세울 수 없는 설비 특성상 연휴기간에도 4조3교대로 조업을 계속한다. ◇나눔의 추석 보낸다=추석이 풍요로움을 나누기 위한 사회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삼성은 다음달 14일까지 국내 및 해외 임직원 15만명이 참여하는 ‘삼성 자원봉사 대축제’를 전개한다. 대축제 기간동안 삼성 전 관계사 3,400개 봉사팀 임직원 15만명이 자원봉사활동에 대거 참여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지난 19일 ‘한화사회봉사단’을 설립하고 추석기간을 맞아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돕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저소득층 여성과 노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도 추석을 앞두고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노사는 사회복지단체 차량지원 등을 통해 8억2,900만원 상당의 사회공헌을 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정몽구 회장이 사재로 내놓은 8,400억원의 사회공헌 기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