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중고 골프용품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쓰지 않는 골프채를 내다 팔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고채를 구입하려는 골퍼들이 크게 늘어 전문 취급점의 경우 예년에 비해 30~40% 정도 거래 물량이 증가했다. 최근 중고 골프채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공급이 크게 늘었다는 점. 이는 특히 내수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여분의 골프용품을 가지고 있던 골퍼들이 처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강남구 논현동 소재 골프마트의 서상은 사장은 “골퍼들의 인식 변화에 따라 수년 전부터 중고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지만 공급이 한정돼 유통이 활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골프채를 팔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공급이 어느 정도 받쳐주고 있다”고 중고용품 시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통상 불황 때는 골퍼들이 클럽교체를 늦추기 때문에 중고채 공급이 줄어드는데 요즘의 중고채 물량 증가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골프채를 들고 오는 골퍼들 중에는 경기가 나아지면 사용하려고 보관해뒀지만 골프채를 볼 때마다 가슴만 답답해 처분하기로 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유명 브랜드나 인기 모델 제품들이 대거 중고 물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중고 클럽 구입을 희망하는 골퍼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그 만큼 넓어지게 됐다. 여기에 3~5년 전의 히트상품들이 교체 주기를 맞은 덕에 중고용품 시장은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기를 맞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고채 가격은 소위 헤드가 커진 ‘빅헤드’ 시대를 열며 큰 인기를 누렸던 테일러메이드 300시리즈 드라이버의 경우 1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캘러웨이 아이언세트도 60~80만원 정도면 마련할 수 있다. 중고 테일러메이드 540 드라이버나 혼마 2스타 트윈마크 드라이버도 30만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 이처럼 공급이 늘어남과 동시에 불황기를 맞아 중고 골프채를 찾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나 인기 모델은 시장에 나오는 즉시 팔려 나가기 때문에 발 품을 팔거나 부지런히 전화로 문의를 해야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명 브랜드만 고집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는지를 우선 고려하고 비슷한 디자인이나 소재의 제품을 구입해야 금전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다시 처분할 경우를 생각해 대중적인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구입 요령”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