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뛰고 또 뛰고…"연극도 입체적으로"

'죽도록 달린다' 대학로 문예진흥원서 다음달 6일까지<br>정형화된 대사·연기 탈피해 눈과 귀로 즐기는 활동 이미지 표현

오는 2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죽도록 달린다'

오는 2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죽도록 달린다'

달린다. 맥박이 뛴다. 달린다. 땀이 튄다. 10평 남짓한 무대. 중앙에 위치한 왕실에는 고요한 정적이 흐르고 그 주위를 배우들이 긴박하게 뛰고 또 뛴다. 지금까지 연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배우의 대사와 연기 등 정형화된 표현방식에서 탈피해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이미지를 입체화시킨 활동 이미지극 ‘죽도록 달린다’(연출 서재형)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오는 2월 6일까지 공연한다. 활동이미지극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청각, 시각, 후각 등 감각을 이용해 인간의 감정을 이미지로 표현해 내는 연극 개념이다. 알렉산더 뒤마의 고전 ‘삼총사’를 원전으로 하고 있으나 내용은 완전히 바뀌었다. 사랑을 갈구하는 외로운 왕비와 심약한 왕 그리고 왕을 이용해 권력을 차지하려는 추기경이 음모를 꾸민다. 왕의 외면과 추기경의 음모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던 왕비는 자신의 몸종인 보나쉬와 젊은 총사 달타냥과의 사랑을 목격하고 남편에 대한 복수와 왕위계승을 위해 달타냥을 유혹해 아들을 얻는다. 왕비는 그녀의 부정을 알고 위협하는 왕을 죽이고 그 죄를 달타냥에게 뒤집어 씌워 자객에게 죽임을 당하게 한다. 세월이 흘러 왕자의 13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연회가 끝나고 왕비는 보나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추기경의 사주를 받은 보나쉬는 왕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왕비를 협박하고 옥쇄로 그녀를 내리친다.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술수와 음모와 끔찍한 살인도 주저하지 않는 인간의 감춰진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다. 왕위를 계승하겠다고 나선 여왕과 사회로부터 인정 받지 못한 여인 보나쉬가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감춰진 욕망을 드러내 지금까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권력욕이 성별, 계급과 상관없는 모든 인간들의 본능적인 욕망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제작진이 의도했던 무대 위에 숨겨진 활동 이미지를 관객들이 모두를 소화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박진감 넘치는 드럼과 타악기에 맞춰 죽도록 달리는 배우들에게 빠져 들게 하는 데는 성공을 거뒀다. (02)765-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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