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ㆍ이하 맨유)이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면서 유럽축구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모으게 됐다.
박지성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1대0 승리에 기여해 9년 만의 맨유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오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결승에서 맨유가 우승한다면 유럽대륙 양대 클럽대항전의 아시아 첫 우승 선수가 모두 한국에서 나오게 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1979-1980시즌 UEFA컵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박지성은 8강 1차전부터 챔피언스리그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큰 무대에서 공ㆍ수에 걸쳐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산소탱크’의 능력은 변함이 없었다.
박지성은 최전방 투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스의 뒤를 받치는 좌우 미드필더로 루이스 나니와 함께 선발 출격했다. 전반 20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전반 40분에도 왼쪽 돌파 후 정확한 크로스로 나니의 위협적인 헤딩 슛을 이끌어내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호날두(7점)보다 높은 평점 8을 받았다.
맨유는 전반 14분 터진 폴 스콜스의 결승골을 잘 지켜 1ㆍ2차전 합계 1대0으로 승리, 3관왕을 달성했던 1998-1999시즌 이후 9년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박지성이 결승에서 뛴다면 꿈의 무대에 서는 ‘1호 아시아 선수’ 영예까지 거머쥔다. 이란의 축구영웅 알리 다에이는 1998-1999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으로 결승에 올랐으나 맨유와의 결승전 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