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21일] 현대·기아차 약진 노조에 발목 잡히나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가 눈부신 선전을 지속함에 따라 머지않아 메이저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노사관계가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를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노사협상이 원만히 타결되지 못하고 파업 등 강경투쟁으로 노사관계가 악화될 경우 약진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지금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세계 주요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때문이다. 지난 6월 미국시장에서 8만3,111대를 팔아 일본 닛산을 제치고 6위로 뛰어올랐다. 시장점유율은 8.4%로 미국 진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상반기 중 현대차 19만1,338대, 기아차 13만8,357대 등 모두 32만9,695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를 처음으로 제치며 아시아 업체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판매 호조뿐 아니라 품질 및 안전도 평가, 고객만족도 조사 등에서도 외국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성장세를 이어가면'글로벌 톱 5' 목표 달성이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노사관계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경우 임금인상 폭에 대한 입장 차이로 노조가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기아차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따른 타임오프를 놓고 노사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 상견례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노조는 특근거부에 이어 21일부터 잔업거부로 쟁의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파업 등 강경투쟁은 회사 이미지 실추와 생산 차질을 초래해 현대ㆍ기아차의 질주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대ㆍ기아차가 잘나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미래의 주력 차종인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외국업체에 크게 뒤져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선전에 비례해 경쟁업체들의 견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ㆍ인도 등 후발국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이런 판에 노사관계 불안은 현대ㆍ기아차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게 뻔하다. 노사협력이 어느 해인들 중요하지 않겠느냐마는 모처럼 맞은 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진행 중인 노사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 글로벌 강자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지금의 판매호조 여세를 몰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사관계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회사 발전을 위한 노조의 합리적 판단과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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