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사태의 여파로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1%에서 3.8%로 낮춘 데 이어 최악의 경우 1.9%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민간 연구기관이 3%대의 성장률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경연은 “북핵 변수로 가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대외신인도 하락 및 자본유입 감소에 대한 우려까지 발생했다”고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노성태 한경연 원장은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된다면 성장률이 3.6%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3.8%는 정부 목표치(4.6%)보다 0.8%포인트나 낮으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4.3%)와 비교해도 0.5%포인트의 격차를 보인다.
한경연은 내년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지난 9월 예상치(22억달러)보다 8억달러나 늘어난 30억달러로 예상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7%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또 한반도 긴장상태에 따른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내놓았다.
허찬국 경제연구본부장은 “해상봉쇄 및 소규모 충돌 등으로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돼 사회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이하로 추락하게 되면 성장률은 3.8%에서 1.9%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처럼 나빠지면 환율이 급등하고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면서 소비자물가가 5.2%까지 치솟고 원ㆍ달러 환율은 1,048원까지 올라 국제수지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