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4%늘려 3조1,150억…매출 10% 신장현대자동차 그룹이 내년에 매출과 투자를 대폭 늘려 '공격경영'에 나서는 한편 일반경비나 판매관리비 등 경상비와 인력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줄이는 '내실 추구' 전략을 동시에 구사할 계획이다.
14일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현대차ㆍ기아차ㆍ모비스 등 3개사는 내년 매출을 올해 전망치(42조여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46조여원으로 잡고, 총 투자는 올해(2조3,200여억원)보다 34%나 늘어난 3조1,15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대차 그룹은 미국ㆍ이라크 전쟁 발발 및 소비 심리 위축 우려 등으로 내년도 국ㆍ내외 경영 환경을 예측할 수 없다고 보고 긴축경영에도 동시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상 예산ㆍ구매비 등 5% 삭감 ▦제로베이스 기준으로 예산 편성 ▦불필요한 비용 지출 최소화 ▦올해 수준으로 인력 유지 등을 내년도 사업집행 기조로 확정했다.
현대차 그룹의 내년도 경영 계획중 가장 큰 특징은 미래 가치 보전을 위해 투자를 대폭 늘린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내년도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9.3% 증가한 27조원, 경상이익 목표는 매출액의 8% 정도인 2조1,600억원 등으로 각각 정했다.
특히 R&D 투자를 매출액의 5% 수준인 1조3,500억원으로 늘리는 등 내년 총투자를 올해(1조3,300억원)보다 50% 가량 늘어난 2조원 범위에서 집행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내년 투자액을 8,855억원으로 책정, 올해(8,042억원)보다 10% 가량 늘릴 방침이다. 항목별로는 ▦시설투자 2,960억원 ▦자동화 사업 94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3,805억원 ▦정보화 투자 340억원 등으로 올해보다 10~12% 정도 골고루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매출의 경우 올해 목표치(13조4,000억원)보다 대략 8~9% 정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내년 매출 목표를 잠정적으로 올해 전망치(3조8,500억원)보다 20% 정도 늘어난 4조6,000억원 안팎으로 잡고 있다. 총 투자도 2,300억원 가량으로 올해(1,900억원)보다 20% 이상 늘려 책정키로 했다.
현대차 그룹은 그러나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1,100원 ▦금리 6.5%(3년 만기 회사채 기준) ▦유가(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25.4달러 등 웬만한 외부 충격에는 버틸 수 있도록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각종 비용 축소 ▦임직원 정신 재무장 등을 통해 내실 경영에도 힘을 기울이는 한편 재무구조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 유럽ㆍ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미래 성장성을 강화하는 한편 각종 경비를 줄여 경기 침체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