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선거전에서 민주, 공화 가릴 것 없이 중국을 희생양으로 등장시키는 광고가 붐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환율전쟁 등으로 중국에 대한 유권자들의 감정이 좋지 않은 점을 겨냥해 친 중국성향의 상대방 후보가 미국의 일자리를 중국으로 넘겨버렸다는 식의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최소한 29명의 후보들이 중국을 등장시킨 선거광고를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상대후보가 중국과의 교역을 강화하거나 중국에 유리한 법안을 지지해 지금 미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이러한 텔레비전 광고에서 중국은 붉은 깃발과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별, 고유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불길한 외국세력으로 묘사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상원 의원 선거전에서 바버라 박서와 칼리 피오리나의 경우 서로 상대방 후보가 미국의 일자리를 중국에 넘겨주었다며 비난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인 잭 스페이스도 그의 공화당 경쟁자인 밥 깁스가 자유무역 정책을 지지해 오하이오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가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공격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중국 공장 노동자들을 보여주면서 공화당 후보인 샤론 앵글이 법인세 면세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중국과 인도에 대한 아웃소싱이 늘어났다면서 그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꼬집었다.
로렌스 자콥 미네소타대학의 정치과학자는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이 일자리에 대해 느끼는 불안과 염려에 대해 직설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며 “(그런 점에서) 중국 때리기는 매우 안전하다”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광고는 너무 생생해 미국민의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확대시켜 가뜩이나 좋지 않은 두 나라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국위원회의 로버트 캅 전 회장은 “두 나라 사이의 긴장관계가 심했을 때도 중국이 이처럼 미국 정치에서 동네북이 된 적이 없다”면서 “이는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왕바오동 워싱턴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국은 상호호혜적인 무역과 경제협력을 추구해왔고, 양국 국민들 모두 큰 혜택을 봤다”며 “중국이 선거판의 이슈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편함 감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