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일 최저치… 시세판보기 겁난다”/벼랑끝 증시/현장스케치

◎재경원­“OECD가입으로 개입 불가능” 되풀이/감독원­불공정 조사 자제불구 ‘설’나돌아 곤혹/객장­영업경력 10년차 직원 “이런장 처음”○…종합지수가 연일 올 최저치를 경신하자 재정경제원 관계자들은 사무실에 설치된 주가단말기를 수시로 두드리며 주가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 그러나 11일 폭락세를 지속하던 종합지수가 소폭 하락한 선에서 장을 마감하자 재경원 관계자들은 『투매가 진정되는 것 같다』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기도. 재경원 관계자들은 빗발치는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에 몸살을 앓을 지경이라고 말하며 투자자들의 증시안정책 요구에 뚜렷한 묘안도 없고 답변하기도 곤란해 가장 괴롭다고 실토하기도. 재경원은 증시 안정대책과 관련, 『기관 순매수 조치와 같은 직접적인 증시안정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으로 어려운 실정』이라며 『직접적인 안정조치 보다는 간접적인 안정 대책이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해 수시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주가가 급락해도 종전과 같은 획기적인 안정대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 ○…주가폭락세가 연일 지속되자 비교적 장세 흐름에 냉담하던 증권감독원은 주가 급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비난이 증감원에 집중되지나 않을까 불안한 모습들. 이는 그동안 증권감독원이 주식 불공정거래 조사를 너무 지나치게 해왔다는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 이와관련, 증감원의 고위관계자는 『현재 시장분위기를 감안해 불공정거래 조사도 상당히 자제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계속 조사설이 나돌아 곤혹스럽다』고 하소연. 이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현장출장은 거의 나가지 않고 있으며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정기검사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계획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애써 강조하기도.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증권거래래소도 침통한 표정. 증권거래소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바닥권을 점치기도 하는데 대부분 종목이 주가지수 4백 포인트대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에서 주가바닥권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허탈한 모습. 또 주식매매를 담당해 주가 움직임을 어느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는 시장대리인들은 후장들어 반발매수세가 늘며 주가 지수가 회복되기는 했으나 아직 안심하기 힘들다는 반응. 한 시장대리인은 『부도설에 휩싸인 D건설, 매매심리중인 D펄프 등의 하락이 멈춰야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증권업협회는 연일 지속되고 있는 주가 추락에 곤혹해하며 폭락증시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동안 재정경제원에 연기금의 주식투자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증권사의 매도자제를 요청하는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별다른 약효가 없자 또다른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11일 증권업협회 회장단 회의를 열고 폭락증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주가지수 선물시장 개설로 직접적인 부양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 모습이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협회 입장에서는 폭락증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증권사를 대표해서 무언가 대책을 마련하고 싶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어 답답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연일 급락하자 투신사들도 뾰족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한채 우왕좌왕하기는 일반 소액투자자와 마찬가지. 모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기관이 주식시장안전판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가 낙폭이 심화되고 있고 또 바닥권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니 기관 입장에서도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난감한 처지』라고 하소연. 또 투신사들은 주가 바닥권이 확인돼도 미매각 수익증권은 급증하는데 반해 신규자금 유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주식 매수여력도 충분치 못한 실정이라고 실토하기도. 하지만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주가의 추가 하락 우려때문에 적극적인 장세개입은 힘들더라도 현시점이 매수타이밍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 그러나 최근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시장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일부 저가대형주에 관심을 가지고 매수시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지수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자 증권사 각 지점은 초상집같은 분위기. 영업경력 10년째라는 한 직원은 이런 장은 처음이라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고객들의 전화에 「위로」이상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퇴직금 일부를 주식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경쟁력 10% 높이기라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믿고 주식을 샀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며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를 비난하기도. 증권사 객장 투자자들은 보유중인 종목이 조금이라도 반등하려는 기색이 나타나면 매물을 내놓으며 주가도 정부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 일반투자자들은 정부에대해 증시 안정대책은 바라지도 않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계좌추적이나 불공정거래 조사라는 말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