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내 독립기업制' 도입
조직체제 혁신… 사업단위별 소사장 둬 책임·자율경영 강화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SK가 '사내독립기업체(CICㆍcompany in company)' 제도와 소사장제를 전격 도입했다.
SK는 이번 조직체제 혁신으로 사업단위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상황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는 탄력성을 부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18일 SK그룹은 "SK에너지ㆍSK텔레콤ㆍSK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각각의 사내독립기업체에 '소사장'을 두는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사업별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한 내부혁신의 일환"이라며 "전사 또는 글로벌 차원의 성장과는 별개로 각 사업단위별로도 성장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측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하는 CIC는 사내 사업단위 조직이지만 독립된 회사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부문제'와 성격이 다르다. CIC는 ▦투자와 신규 사업 기획기능 ▦회계ㆍ자금ㆍ구매 등 재무기능 ▦평가 및 인사기능 ▦법무와 총무 등 개별 회사에 필요한 모든 조직과 인력을 갖춘다.
이에 따라 각 CIC 소사장들은 기존에 전사적으로 관리하던 '돈'과 '인력'에 관한 편성권을 모두 가지며 성과 평가 또한 개별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똑같이 받는 등 자기완결적인 책임경영을 하게 된다.
SK그룹은 앞으로 CIC 중 우수한 성과를 낸 사람을 각 회사의 CEO로 발탁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CIC제도 도입으로 CEO는 미래전략을 챙기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CEO에게 몰려 있던 책임을 덜어주고 지속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방침에 맞춰 이날 SK에너지는 신헌철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R&M(정제 및 마케팅, 사장 김명곤) ▦R&C(자원 및 화학, 사장 유정준) ▦P&T(기획 및 기술, 사장 신헌철) ▦CMS(경영지원 및 기업문화, 사장 김준호) 등 4개 사내회사를 설립했다. 신 부회장이 CEO를 맡으면서 사내 회사 하나를 따로 경영하게 된 게 특징이다.
SK네트웍스도 이날 ▦정보통신 컴퍼니(사장 송진규) ▦상사 컴퍼니(사장 이창규) ▦에너지마케팅 컴퍼니(사장 김태진) ▦경영서비스 컴퍼니(사장 조기행) 등 4개의 사내회사를 신규 설립했다.
SK텔레콤은 이사회 의결을 마치는 대로 같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CIC제도를 전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제도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입력시간 : 2007/12/18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