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B 벌써 하마평 무성

회장·행장 제재수위 결정도 안됐는데…

이사회, 17일 비공개 간담회

행장 없고 회장만 보이는 'KB취업박람회', 임영록(뒷줄 왼쪽부터) KB금융지주 회장과 나승일 교육부 차관, 백승주 국방부 차관, 이근갑 교촌에프앤비 대표가 16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개최된 '2014 KB 굿잡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B 굿잡 취업박람회는 2011년 이후 7회째를 맞은 국내 최대 규모의 취업박람회로 이날 행사에도 250여개 기업과 2만명 이상의 구직자가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의 불편한 상황을 감안한 듯 이날 자리에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제공=국민은행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하는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가운데 벌써부터 차기 회장 및 행장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는 등 혼란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중징계를 받아도 사퇴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섣부른 하마평이 나도는 것은 당국이 "이참에 KB 지배 구조를 손보겠다"고 메시지를 연이어 던지는 탓도 크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6~7명의 외부 및 전·현직 국민은행 고위 인사들이 차기 회장 및 행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최근 '관피아 배제'의 분위기에 따라 관료들은 후보군에서 멀어진 상황이며 외부 인사에 비해 내부 인사의 오르내림이 상대적으로 더 큰 상황이다. KB의 한 핵심 관계자는 "만일 교체될 경우 또다시 외부 인사가 온다면 이는 KB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교체될 경우 회장과 행장 겸임 가능성이 커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KB 내·외부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이달수·정연근 전 KB데이터시스템 사장 등이다. 상당수가 대구경북(TK) 출신이거나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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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해 회장 인선에서 임 회장과 함께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이 전 부회장은 공모가 시작될 경우 다시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지지하는 금융인 모임을 이끌어 현 정부와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현 이순우 회장과 경합했던 이 이사장은 TK 출신으로 우리은행장을 지냈고 현 정권에서 미소금융재단을 이끌고 있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이들이 대표적 주자이긴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 보면 정치권과의 밀착도가 높다는 점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부사장, 김 전 부행장 등은 KB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전문성을 갖췄고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윤 전 부사장의 경우 호남 출신이라는 약점은 있다. 이들은 지난해 은행장 인선 때도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현 이 행장이 예상 밖으로 치고 나오면서 쓴맛을 봤다.

한편 주 전산 시스템 교체를 두고 갈등을 빚은 국민은행 이사진은 17일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또다시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19일과 30일 두 차례 임시 이사회를 열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금감원은 제재를 앞두고 치열하게 징계 근거를 만들고 있고 KB 측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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