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자할 마음도 안나네요"

세월호 참사에 증시도 침울

일 평균 거래대금 28% 줄어


"평상시에는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시황정보를 점검하고 투자종목도 바꿨지만 요즘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용시간을 확 줄였습니다. 매일 전해지는 세월호 사고 관련 소식에 주식투자를 할 마음이 나지 않네요."

평소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MTS로 주식투자를 하던 직장인 임영광(30·가명)씨는 요즘 주식을 끊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가슴 아픈 소식이 연일 전해지자 돈을 벌기 위한 주식투자에 좀처럼 마음이 가질 않는 탓이다. 임씨는 "언젠가는 다시 적극적으로 주식투자를 하겠지만 지금은 좀 떨어져 있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애도 물결이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줄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등 시장 자체가 침체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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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3조203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초 한때 4조7,000억원을 넘어섰던 일일 거래대금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3조3,106억원으로 줄었고 전날에는 급기야 2조2,248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세월호 사고 이후 5거래일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8,569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일 평균 거래대금(4조원)에 비해 28.58%나 줄어든 수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가적 참사가 발생하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민적인 슬픔이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 업계도 예정돼 있던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음주와 회식을 자제하는 등 애도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내부 인트라넷과 개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국가적 애도 기간인 만큼 음주나 노래방·골프장 출입 등을 자제하고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각 본부별로 예정돼 있던 체육대회 행사를 취소했다. 이밖에 SK증권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소득공제장기펀드 가입 이벤트를 무기한 보류했고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19일 열 계획이었던 봄맞이 가족사랑 페스티벌을 잠정 연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외부적으로 알려지는 행사를 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루하루 늘어나는 희생자 소식을 접하고 있는 직원들 입장에서도 행사에 참석할 분위기가 아닌 만큼 당분간 외부 행사는 물론 내부 회식도 자제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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