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최태원의 결단… 계열사 자율경영에 힘 싣는다

차세대 먹거리 개발등큰그림 그리기 주력<br>위원직 일부 외부 전문가 영입방안도 검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난 것은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 강화에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내년 1월부터 계열사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한 경영 시스템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최 회장이 총수의 제왕적 권력으로 상징되던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 권한을 내려놓음으로써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SK의 새로운 경영체제가 본격 출범하게 됐다. 아울러 SK는 새해 1월에 선임될 그룹 내 6개 위원회의 의장과 위원직 일부를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전문가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태원의 새로운 실험 시작되다=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각 계열사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사실상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다른 그룹의 사장단회의와 유사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새로 도입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서 SK는 다른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는 최고 경영권자의 직함으로 '회장'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의장'이 이를 대신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그룹 회장 역할을 수행해온 최 회장은 앞으로 전략적 대주주로 그동안 힘써오던 글로벌 성장,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관련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한편 글로벌 시장 개척을 앞세워 그룹 및 각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이 계속 의장직을 유지하게 될 경우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강화한다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취지 자체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내년부터 새로 도입되는 계열사의 자율경영제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최 회장이 과감히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 권한을 내려놓는 용단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창근 부회장 체제로 재편=SK그룹은 최 회장의 뒤를 이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의장으로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을 선택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김 의장은 선대 회장 때부터 그룹 고유의 경영시스템을 진화, 발전시킨 원로 경영인으로 계열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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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김 의장은 1974년 선경합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뒤 SK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 구조조정본부장, SK㈜(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 내 중요 보직을 거친 SK그룹 성장의 주역이자 산 증인으로 손꼽힌다.

2004년 친정 격인 SK케미칼 부회장으로 복귀한 그는 SK케미칼을 첨단 화학소재 및 생명과학기업으로 탈바꿈시켜 지난 7년간 기업가치를 400% 넘게 올려놓기도 했다. 1994년에는 그룹의 자금 담당자로 당시 최종현 회장을 도와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을 인수하는 등 그룹의 질적ㆍ양적 성장을 이루는가 하면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그룹 내 6개 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을 결정하는 권한을 지닌다. SK는 김 의장이 선임됨에 따라 그룹 인사와 위원회 인선작업을 예정대로 내년 1월 중순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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