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우 울상… 수입육은 날개 돋친 듯

구제역확산 최근 1주일<br>한우 판매 갈수록 줄고 가격까지 이례적 하락세<br>소비심리 위축 우려 커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여파에 한우 소비가 최근 주춤한 가운데 그 빈자리를 수입육이 채우고 있다. '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살처분한 가축수가 100만두에 이르는 등 구제역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추세가 한우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지난해 11월29일~올해 1월 5일 사이 전년대비 한우 판매가 3.2%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최근 1주일새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이다. 반면 미국산과 호주산 소고기를 합한 수입육 매출은 구제역 발병시기부터 5일 현재까지 12.4%, 지난달 말부터 1주일간은 11.1% 늘었다. 롯데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1%로 신장했지만 최근 1주일 동안은 이와 반대로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육은 호주산 판매가 지난해 11월29일~이달 5일까지 전년보다 8.4%, 특히 최근 1주일 동안 33.5%가 늘어난 것에 힘입어 각각 4.7%, 22.5%씩 신장했다. 이 때문에 이미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는 전년대비 매월 10~20%씩 꾸준히 판매액이 신장하던 수입육이 구제역의 반사이익까지 얻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농협유통의 한 관계자는 "한번 수입육에 맛을 들인 소비자의 입맛을 한우로 다시 돌리기는 쉽지 않다"며 "구제역 때문에 수입육을 찾는 이가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한우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국산육 기피현상은 육류 시장의 비수기인 겨울철이라는 시기적 상황과 맞물려 도매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매가격을 떨어뜨리는 의외의 결과를 낳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도매시장 한우 낙찰가는 암소 1++등급이 2만4,559원으로 구제역 첫 발병일인 지난해 11월29일 보다 21.2%,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4.3% 뛰었다. 반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전국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조사해 매긴 평균 소매가 자료에 따르면 6일 한우 불고기(1등급, 500g)값은 구제역 발병일보다 오히려 5.6%, 한 달 전 보다는 1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우 등심(동일)값도 구제역 발병일 대비 3.7% 상승에 그쳤고 한우 갈비(동일)도 1% 정도 값이 내렸다. 아직까지 소매시장에서는 도매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폭등 우려보다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발생하는 수요 감소가 더 걱정되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구제역 방역 노력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앞으로 살처분한 소, 돼지수가 더 늘어날 경우 공급량이 달려 소매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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