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태극전사들이 숙적 일본을 대파하고 새해 첫 국제대회 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보물' 박주영은 또 2골을 폭발시켜 '카타르대첩'을 이끌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U-20)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카타르 도하 그랜드하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축구대회' 결승에서 김승용의 선제골과 박주영의 추가골, 쐐기골을 묶어 '괴물' 히라야마소타가 버틴 일본을 3-0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새해 첫 한일전을 시원한 승리로 장식하며 대회 우승 상금 25만달러를거머쥐었다.
한국은 일본과의 청소년대표팀 역대전적에서 23승5무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고 일본에 3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 것은 70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5-0 대승 이후 35년 만이다.
실로 오랜만에 라이벌 일본을 완전히 압도한 완벽한 승리였고 '천재' 박주영의기록적인 골 퍼레이드 앞에 일본이 자랑하던 수비조직력이 일거에 무너진 한판이었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 결승을 포함해 출전한 4경기에서 9골 1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지난 63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박인선이 세운 청소년단일대회 최다골 기록(8골)을 42년만에 갈아 치웠다.
김승용-신영록을 투톱으로,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에 배치해 3-4-1-2 시스템을 가동한 한국은 초반부터 일본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 7분 박주영이 중원에서 찔러준 스루패스를 받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1대1단독 찬스를 잡았으나 일본 골키퍼 니시카와의 선방으로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백승민, 신영록의 논스톱 슛이 잇따라 불발된 한국은 전반 41분 김승용이 굳게 닫혀있던 일본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김승용은 오른쪽 측면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며 올라온 크로스를 투톱 콤비 신영록이 가슴으로 받아 연결해주자 골지역 오른쪽에서 다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바운딩된 볼을 왼발 인사이드로 재빨리 찍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일본 수비진이 미처 숨돌릴 틈도 없이 전반 44분 박주영의 추가골이 터졌다.
박주영은 오른쪽 측면에서 김승용이 올려준 크로스를 일본 수비수 나기라가 헛발질하자 골지역 정면에서 반박자 빠른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네트에 꽂아넣었다.
박주영은 이어 후반 11분 김승용의 왼발 슛을 일본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내자 감각적인 위치 선정 능력을 발휘해 리바운드된 볼을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넣어 쐐기골이자 자신의 대회 9호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은 후반 22분 다시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아 대회 두번째 해트트릭을 노렸으나 아깝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일본은 후반 5분과 13분 효도 신고의 땅볼 프리킥과 헤딩슛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골키퍼 김대호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혔고 후반 15분 벤치에 앉혀 놓았던 히라야마를 교체 투입해봤지만 전혀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무력하게 무너졌다.
박성화 감독은 "주전선수들이 일부 빠진 힘든 상황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며 "세계대회를 앞두고 유럽 및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적응력을 키웠고 그동안 한골차 승리만 해왔던 일본을 처음 크게 이겨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고 빍혔다.
또 박주영은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에서 대회 득점왕(9골) 및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고 한국팀은 페어플레이상도 함께 수상했다.
한편 카타르 대회를 마친 한국 청소년팀은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이동해 29일과 2월 1일 시리아 청소년대표팀(U-20)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또 2월 2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청소년팀(U-20) 및 레알 마드리드 B팀(9일)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귀국할 예정이다.
◆27일 전적
△카타르청소년축구 결승 한국 3(2-0 1-0)0 일본
▲득점
김승용①(전41분) 박주영⑧⑨(전44분.후11분.이상 한국)
(서울=연합뉴스) 옥 철.이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