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조조정” 박차 내·외수 균형잡아야(국내경제)

◎내수부진·수출호조 양극화96년중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수출은 97년 2·4분기부터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소비와 투자 등의 내수는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중에 국내 경제성장률 5.9%를 달성한 것도 소비의 부진과 투자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내수의 부진중에서 특히 두드러진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관련된 각종 지표들이다. 기계류 내수 출하액은 올들어 9월까지 4.5% 증가에 그쳤으며 외국으로부터의 기계류 도입을 나타내는 기계류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12.8%나 감소했다. 향후 수개월 후의 설비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국내 기계 수주도 3·4분기중 2.8% 증가에 그쳐 95년과 96년에 15% 수준을 유지하던 것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처럼 투자 관련 지표들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의 지속과 함께 대기업들의 잇단 부도 여파로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96년초를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는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쇄적 대기업들의 부도는 경기 저점이 거의 다가 왔을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자금시장을 경색시켜 이미 위축된 우리 경제의 투자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또한 자금시장의 경색과 함께 외환시장의 불안도 해외로부터의 자금 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투자 만큼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소비와 관련된 지표들도 계속 둔화되고 있다.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소비의 일반적인 속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위축세는 내수의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외수인 수출은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4분기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4%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10월의 수출액은 1백25억8천만달러에 이르러 월간 단위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섬유류 등의 해외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원화 가치의 급락은 금융시장에 불안을 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수출에는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의 요인으로 작용, 당분간 수출의 급증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부터의 청신호는 결국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내수부진 외수호조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외수의 호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내수부문에 연결시키는 것이 관건이며 이것이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내수의존도가 큰 산업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수출주도형 산업에서는 내수기반 확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별기업은 외형위주보다는 수익성 우선으로 사업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한계사업 철수가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저부가가치 제품을 해외로 이전하여 고급형 위주의 내수시장을 성장시키고 공략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특히 수익성 없는 품목은 과감히 정리, 소형·저부가가치형 제품의 경우 해외소싱을 통해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내금리 전망/금융안정대책 강도가 금리향방 좌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번주 시중금리는 급등세를 기록하며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회사채수익률은 13일 13.22%로 95년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콜금리도 14%대를 상회하였다. 이처럼 금리가 급등한 것은 종금사의 구조조정 방침으로 종금사에 대한 은행권의 자금공급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당국의 연속적인 외환시장 개입으로 통화환수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시장이 크게 위축된데다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 전망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이 매수를 자제하면서 회사채 수익률도 급등하였다. 한편 자금을 구하지 못한 종금사들이 자금마련을 위해 기업어음(CP)을 대량으로 매각함으로써 CP유통수익률이 13일 하루사이에만 0.54%포인트 급등하며 15%대를 상회하였다. 당분간 금리의 불안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금사의 자금부족현상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다 당국의 통화지원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개입으로 통화 환수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금시장의 위축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기업의 최대 자금조달 수단인 CP시장이 급속히 위축됨에 따라 또 다시 기업들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불안심리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외환 및 채권시장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떠오른 부실 종금사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조기에 처리하여야 한다. 종금사의 처리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채권시장이 상호 악영향을 미치며 시중금리의 급등세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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