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 정상회담 D-1] "美, 중국의 굴기에 과민반응"

G2 외교전문가 인터뷰<br>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br>소통통해 양국 신뢰관계 구축 필요<br>中도 北 핵포기 등 적극 설득 나설 것<br>무역불균형 등 접점찾기 어려울 듯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ㆍ중 양국 역량에 큰 변화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가 중국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자연스런 굴기(우뚝 섬)에 미국이 과민반응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ㆍ미 양국은 인권ㆍ법률제도가 상이하고 경제 수준의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충돌은 있게 마련이지만 중요한 것은 갈등 상황을 소통을 통해 이해하고 협력의 길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중국 위협론'은 과장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이에 따라 "이번 중ㆍ미 정상회담이 서로의 오해를 풀고 양국이 군사안보를 포함한 전략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중국의 향후 경제수준 발전에 따라 기후변화ㆍ인권 등 주요 이슈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조급해하지 말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지 말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달러에 달하게 되면 기후문제에서 점차 미국에 접근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자 부원장은 최근 중국의 스텔스기 시험 비행을 놓고도 미국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자신의 방중 기간에 중국이 스텔스기 시험 비행을 하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에서 시험비행과 방중시기를 고의로 맞춘 것이냐고 질문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개별적인 첨단무기 연구과정 일정을 모두 보고 받지는 않는다"며 "시험비행과 미 국방방관의 방중은 우연의 일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 부원장은 현재 양국 갈등의 최대 현안은 대만 문제라며 "미국이 계속해서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양안의 평화통일을 방해하는 표현으로 각인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 대만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만을 군사적으로 보호한다는 자국의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양안의 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고 있다. 대만 문제를 제외하고 남중국해ㆍ동중국해 등 동아시아 안보를 둘러싼 양국의 충돌에 대해서는 패권 다툼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조심스런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일부 오해 및 미흡한 처리과정으로 충돌이 일어났지만 소통을 통한 협력과 이해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일본과의 동중국해 센카쿠열도 영토분쟁에서 미국이 센카쿠열도를 미ㆍ일 안보조약에 해당하는 지역이라고 선언했지만 영유권 문제에 관한 한 공식적인 태도를 표명하지 않고 양국이 해결할 부분이라고 밝혔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도 미국과 같이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결국 대화와 협상이야말로 비핵화의 실현 조건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 또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연평도 포격 사건 등 이해하기 힘든 도발적 행동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정부도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북한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압력을 가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평화협정 촉구를 거부하기 때문에 자국의 안전을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위안화 절상문제, 무역불균형 이슈 등 경제 현안은 그 자체가 복잡한데다 정치적 문제로 비화해 해결이 요원하다고 그는 진단했다. 자 부원장은 "미국도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이 양국, 더 나아가 세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정치적 계산하에 위안화 절상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를 거론하며 중국이 대미 수출을 줄이면 미국 취업난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또한 경제적으로 논리가 맞지 않는 정치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신에너지 등의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기업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경제갈등을 완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양국은 모두 경제 문제로 대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윈-윈 구조로 가려 할 것이다"며 "중국은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금수조치 해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것을 수입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中관계 연구해 온 온건파
● 자칭궈는 냉전 종식을 전후한 미ㆍ중 관계의 협력과 갈등에 관한 다수의 논물을 발표하는 등 미ㆍ중 관계의 설정과 향후 방향에 대해 천착해온 외교전문가. 중국 내부에서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지난 1988년부터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20년 넘게 교수로 재직하며 학사과정에 '외교학'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세계 지위의 급속한 부상, 이른바 중국 굴기와 이에 따른 중국 외교의 조정 방향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약력 ▦1956년 중국 허난성 출생 ▦1988년 미국 코넬대 정부학 박사 ▦1992년 호주 시드니대 정부학과 교수 ▦1994년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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