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3일] EU, 英 광우병소 禁輸

어느날 잘 자라던 소가 갑자기 정신이상과 거동불안 증세를 보이면서 미친 듯이 난폭해졌다. 미친 소를 해부했더니 소의 뇌는 이미 많은 부분이 파괴됐고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처럼 변해 있었다. 1996년 3월 인간에게 또 다른 위협으로 등장한 광우병이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이 같은 증상이 프리온 단백질의 화학구조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사실은 프리온 단백질의 화학구조가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을 일으키는 원인물질과 비슷하며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연합(EU)은 1996년 3월23일 영국산 쇠고기 금수조치를 즉각 단행했다. 유럽의 쇠고기 소비량은 40%나 감소하고 수많은 소가 떼죽음을 당해 유럽의 육류시장과 농가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광우병 증상은 소 이전에 주로 양과 염소에서 발견됐다. 인간은 잔인하게도 그렇게 병들어 죽은 양과 염소를 소의 사료로 사용했다. 소는 병든 양고기를 먹고 인간은 또 병든 양고기를 먹은 소를 먹고, 문명이 만들어낸 공포의 먹이사슬. 자업자득이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지난 2003년 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15개월 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오고 있다 19일 한국을 방문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 금수조치는 매우 중대한 정치적 의제로 더 이상 지체되지 않고 해결되기 바란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2위 국가였으며 일본은 1위였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수입산 쇠고기, 싸다고 아무 생각 없이 사먹다가는 큰 코 다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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