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경협 다시 '잰걸음'
'北 중국식개방' 전망따라 재계 '투자점검'등 활기
주요 기업들의 대북경협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함께 경제관료들을 말레이시아 살렘방의 삼성전자 복합단지에 파견, 개방경제에 대한 뜻을 내비친데 따른 것.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22일 북한의 개방과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시로 업계의 기대와 움직임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중이던 지난 16일 남한과 경협을 전담하고 있는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산하 전자공업성 부부장 일행 6명이 말레이시아 삼성전자공장을 둘러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북측의 이번 방문은 북한 동해안에 정보통신단지 건설을 위한 시장조사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있다. 특히 대북경협에서 현대에 이어 삼성이 급부상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대로 앞으로 10년동안 5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과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마련되면 언제든지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의류 임가공사업 및 컬러TVㆍ컴퓨터ㆍ카세트라디오 조립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하지만 개성이나 해주에 추진하고 있는 전자공단 구축사업은 조심스럽게 진행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현대는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우리 정부와 북한측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한편 일본등 외자유치를 통해 개성공단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는 곧 정몽헌 회장이 방북,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한측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SK도 SK글로벌을 중심으로 대북사업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관심분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 SK는 김 위원장의 방중 결과가 개방확대로 이어질 경우 북한산 농수산물의 임가공과 함께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LG도 임가공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특히 비무장지대에 대규모 국제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방안과 비료ㆍ합성수지 공장 건설에 무게를 싣고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측의 예사롭지 않은 행보는 머잖아 중국식 개방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북한이 공장가동에 필수적인 제도와 기반시설을 갖출 가능성이 높아 수면아래 있던 주요기업의 대북사업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고진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