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월가에서 열린 삼성 자선행사

18일(현지시간) 오후7시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옆에 위치한 치프리아니호텔이 몰려드는 손님으로 흥청거렸다. 지난 2002년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삼성 희망의 4계절’ 행사로 이날 뉴욕 월가는 삼성 로고와 브랜드로 넘실거렸다.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골프 스타 아널드 파머, 웨인 그레츠키 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 조 토레 뉴욕 양키스 감독, 댄 마리노 전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등 당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월드 스포츠 스타들이 레드 카펫을 밟고 입장할 때마다 구경꾼들은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다. 삼성은 6차례의 자선행사를 통해 총 1,000만달러의 자선기금을 마련했으며 이를 희망의 4계절 행사에 참여하는 스타들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에 전달한다. 이들 스타들은 삼성 행사를 통해 마련한 기금을 불우 아동 및 병원시설 지원, 자폐증 어린이 치료 등에 사용한다. 제일 먼저 연단에 오른 조 토레 감독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돕는 자신의 꿈이 삼성의 자선활동을 통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삼성 자선행사는 이제 맨해튼의 새로운 상징이 되고 있다. 나스닥은 삼성 행사에 참여하는 스타들을 초대해 나스닥 개장을 알리는 오픈 행사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고 이날 이들 스타들의 개장 타종 장면은 경제 전문 채널 CNBC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됐다. 또 나스닥은 맨해튼의 심장인 타임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전광판에 삼성 희망의 사계절 행사를 축하한다는 대형 메시지도 선보여 삼성 자선활동이 일개 기업의 행사가 아니라 맨해튼의 축제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삼성이 미국 거대 유통회사, 스포츠 스타들과 같이 진행하고 있는 자선행사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흉내도 내지 못할 정도로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미국 가전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베스트바이ㆍ서킷시티ㆍ시어스ㆍ컴프유에스에이 등과 먼저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이 모방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6년 전 이 같은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삼성은 스포츠 마케팅에도 남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블루오션이 있다는 판단 아래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하고 유통회사 파트너들을 설득해 기업 자선행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초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해 워런 버핏 회장과 주주들이 펼치는 축제의 장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맨해튼에서 삼성이 펼치고 있는 자선행사는 ‘기업 박애주의’를 실천하는 또 다른 향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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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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