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일부 자치구에 넘어간 재건축 허용권한을 되찾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의 재건축제도 강화 실효성에 의문이 던져지고 있다.
서울시는 7월부터 재건축기준이 강화되더라도 현재 강남ㆍ강동구 등 일부 자치구에 넘어가 있는 재건축 안전진단권한을 회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6일 밝혔다.
시 주택정책 담당자는 “시ㆍ도지사가 재건축허용권한을 갖도록 새 안전진단 지침이 마련되더라도 해당 지침의 안전진단 평가기준이 공정성을 확보한다면 강남ㆍ강동구 등으로부터 안전진단 실시권한을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새 지침이 충분히 객관적으로 만들어져 누가 안전진단을 실시해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자치구가 안전진단을 실시해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 그러나 새 지침은 상급 지자체가 안전진단기관의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를 검증, 재건축 허용ㆍ불가 권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안전진단기관이나 자치구가 판단착오를 일으키더라도 이를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을 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서울시의 이 같은 입장은 건교부 새 지침의 골자와 크게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재건축컨설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안전진단 평가기준이 객관적이더라도 이를 검사해 계량화하고 그 보고서를 참고로 행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사람”이라며, “지역주민의 민원에 취약한 자치구에 모든 판단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