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23일] 유희시설 '안전사고 제로'를 위해

강창(소방방재청시설안전과장)

‘유희(遊戱)’란 사전적 의미로 ‘즐겁게 놀며 장난함’이라는 의미다. ‘유희시설(遊戱施設)’ 또는 ‘유기시설(遊技施設)’이란 이를 위한 시설을 말한다. 오늘날 놀이공원에 설치돼 있는 청룡열차나 관람차 또는 루프코스터(Loof coaster)와 같은 시설이 해당된다. 산업화에 따른 물질적 풍요와 신기술의 발달, 레저문화의 보급 등으로 과거 특정 계층만이 누리던 이러한 ‘유희’는 거의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을 만큼 일반화됐다. 그러나 놀이에 정신을 빼앗기면 사고가 뒤따르는 법. 지난 2007년 8월13일 부산 소재 월드카니발에서 관람차를 이용하던 일가족 5명이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희시설 안전사고로는 국내 최대의 사망피해를 일으킨 사고로 기록됐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9년 동안 유희시설에서는 총 2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부상당했다. 매년 2.55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한 셈이다. 2005년과 2008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때문에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당국은 시설 점검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시설업체 측에서는 교통사고처럼 매일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기껏 일년에 한두번 발생하는 사고를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한사람이 바로 ‘나’라고 가정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오르려면 국민소득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에 대한 국민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유희시설에서 ‘사고발생 제로(zero)’를 목표로 안전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다. 본격적인 봄 행락철을 맞아 유희시설에서의 안전대책이 절실한 시기다. 물론 시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관계자들이 꼼꼼하게 잘 점검하고 챙길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에도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 다시 한번만 더 점검목록을 되새겨보고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현장에 가서 ‘정말 안전한가’을 확인하고 점검해서 올해도 ‘유희시설 무사고’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뉴스에서 다시는 유희시설 사고소식을 듣지 않았으면 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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