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분양 매입 부동산펀드 '울상'

CR리츠 5곳 1분기 실적<br>모두 마이너스 수익률<br>한채도 이익 못낸 곳도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해 수익을 내는 부동산펀드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손실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매입한 미분양아파트는 처분이 쉽지 않아 손실을 보면서까지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부동산펀드는 단 한 채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분양가 이하로 처분해 2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1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미분양아파트 전용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는 모두 8개, 이 중 지난 1ㆍ4분기 실적공시를 한 5개의 CR리츠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대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은 자기자본으로 당기순이익을 나눈 자기자본이익률(ROE)로 산출했다. 우투하우징 1ㆍ2ㆍ3호, 에프엔뉴하우징 1ㆍ2호 등 5개 CR리츠의 수익률은 -5.52~-21.34%에 달했다. 아직 만기청산 이전으로 운용기간이 남아 있지만 부동산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수익률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CR리츠는 설정된 후 한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 미분양아파트 매입 CR리츠의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투자대상인 미분양아파트가 대부분 지방소재의 아파트로 매매 수요는 물론 전ㆍ월세 등 임대수요조차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입한 아파트에 비해 실제 처분한 아파트의 숫자도 턱 없이 부족하다. 리츠별로는 에프엔뉴하우징 2호가 -21.34%의 수익률로 가장 손실이 컸다. 이 CR리츠는 전남 광주시 수완동 소재 '수완 자이' 아파트 56채를 179억6,200만원에 매입해 162억2,500만원에 매각했다. 17억원3,700만원을 손해 본 셈이다.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동안 임대수익도 전무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미분양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적기 때문에 매각 이익을 내기 어려운데다 펀드운용비ㆍ인건비 등 관리비용은 계속 지출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택경기가 나아지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분양아파트 매입 CR리츠의 손실이 계속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CR리츠가 만기 청산될 때까지 미분양아파트를 팔지 못할 경우 투자자보호를 위해 LH가 분양가의 60~65% 수준에서 사들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4ㆍ23 미분양 해소' 대책을 통해 미분양 리츠ㆍ펀드의 청산시 주택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LH의 매입확약 규모를 현재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한 상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해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의미에서 미분양 CR리츠를 만들었지만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펀드투자자는 물론 LH까지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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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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