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권·투신 이색상품] 공모주 전용등 '틈새펀드' 봇물

L차장은 지난 10월만 하더라도 동료 K차장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K차장은 직접투자에 나서 단기간에 2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등 상당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K차장은 잇따른 갈아타기 끝에 결국 수익률이 70% 이하로 떨어진 반면 자신은 스트레스받지 않고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K차장과 같이 직접투자에 뛰어 들었다가 큰 수익은 얻지 못한채 심신이 피곤해진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식형펀드 및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요즘들어 숨가빠진 시장흐름의 변화는 간접투자상품의 매리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한국통신·SK텔레콤·데이콤 등 기관과 외국인, 그리고 일반인 모두가 선호하는 일명「절세미인주」를 잡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최근 부상하고 있는 증권주, 건설주 등 대중주의 경우에도 순환매의 주기가 2~3일로 지나치게 짧아 상투를 잡기 일쑤다. 반면 주식형펀드와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기관들은 테마를 선도하거나 적어도 흐름에 뒤쳐지지는 않아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하다. 투신사 및 증권투자회사들도 이같은 시장흐름을 활용, 새로운 상품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특정한 테마에 집중투자하거나, 공모주 배정의 혜택을 주는 등 아이디어성 이색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한국투신은 지난달 무려 7가지의 테마형펀드를 무더기로 선보였다. 시장주도주에 집중투자하는 「파워코리아 탑10」, 인터넷·반도체·디지털 관련주에 중점투자하는 「파워코리아 세디칩」, 그리고 코스닥등록 업체중 벤처기업에 집중투자하는「파워코리아 코스닥벤처」등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종목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한국투신은 현재 내년증시에서도 강세가 예상되는 정보통신주를 집중편입하는「파워코리아 하이테크칩」을 판매하고 있다. 대한투신과 현대투신도 정보통신, 인터넷 등 하이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윈윈코리아 뉴밀레니엄주식」과「바이코리아 밀레니엄칩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대한투신의 경우는 운용대상 종목을 사전에 공시한 다음 신탁재산의 50%를 공시종목 내에서 운용, 가입자들이 펀드운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하고 있다. 이밖에 대신투신은 펀드자산의 50% 이상을 인터넷·통신·디지털 등 첨단주식에 투자하는「대신 불테크넷 펀드」를 판매중이며, 삼성증권 역시 첨단기술주에 집중투자하는「새천년 테크노칩 펀드」를 선보였다. 테마형펀드와 함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현대투신은 최근 주가 상승국면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소외받는 종목이 늘어나자 실적이 우량하고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은 소외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일명 「흑진주펀드」를 설정했다. 주가가 1,000포인트에서 안착될 경우 투자심리가 회복돼 결국 저평가 소외종목으로 매기가 확산될 것을 예상한 전략의 일환이다. 공모주에 집중투자하는 공모주 전용펀드 역시 일종의 틈새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화증권은 최근 한화투신운용이 내놓은「이글스 V99 주식형」과 국은투신운용이 설정한「국은 빅맨 이글스 V99 주식1호」의 판매를 성공리에 완료했다. 한화증권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조만간 공모주펀드를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일은증권 역시 최근 공모주 전용펀드인「TWO TOP 해오름 코스닥주식 투자신탁 1호」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자산의 50%를 코스닥 공모주에 투자하며, 나머지는 상장 공모주 및 실권주에 투자하도록 설계돼 있다. 테마형펀드와 틈새시장 공략형펀드는 시장흐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투자대상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LG투자증권의「전환형 발행어음」은 또다른 차원의 금융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환형 발행어음은 정기예금 성격의 발행어음에 가입한 고객이 중도해지 수수료없이 언제든지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발행어음 자체가 예금자보호 대상 상품이어서 안정성이 확보돼 있는데다, 가입금액중 일정부분만 전환할 수도 있어 효율적인 재테크가 가능하다. 물론 전환형 발행어음은 중도에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연 7.7%의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주가가 상승국면을 타면서 자산운용사들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이들 자산운용사들은 뮤추얼펀드의 기본적인 상품특성에 이벤트성 매리트도 추가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굿모닝증권과 공동개발한 「굿라이프 자녀를 위한 뮤추얼펀드」는 주식과 채권에 50%씩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게 함은 물론 가입자들에게 무료 보험가입 특전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자녀이름으로 가입하면 1,5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는 수혜도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1,000포인트의 저항을 뚫고 난 이후 횡보국면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날개만 달아주면 날아갈 것같은 형상이다. 내년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다 경제전망 역시 파란불을 켜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사태 및 이로인한 금융불안으로 한때 주식형펀드와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이 뒷전으로 밀린 경우도 있었지만, 간접투자상품이 직접투자에 비해 안전하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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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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