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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장애가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는 없습니다."
1급 중증장애인, 지천명(知天命·50세)의 나이에도 대학에 진학해 학구열을 불태우는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늦깎이 대학생으로 대구대 산업복지학과에 진학한 이범식(51·4학년)씨다. 그는 신체적 장애를 인생의 장애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22세 젊은이였을 때 불의의 사고로 두 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보통사람이었으면 절망 속에서 자포자기했을 수도 있지만 두 팔과 두 다리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왼발로 글쓰기와 밥 먹기 등 일상에 필요한 동작을 익혔다.
왼발 발가락 사이에 연필을 끼워 글을 쓰고 식사를 할 때는 연필 대신 숟가락을 끼워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등 삶에 대한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대구교도소 교정위원,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경북 경산시지회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사회활동을 했다.
40대 후반 배움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지역의 한 전문대에 입학, 늦깎이 대학생 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장애인 복지증진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대구대 산업복지학과에 편입한 것이다.
이씨는 서른 살 차이가 나는 비장애인 동급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도 모범적인 생활은 물론 학구열을 불태웠다.
그 결과 이씨는 성적 장학생은 물론 한국장학재단 사람드림장학생 등 다양한 교내외 장학생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씨는 "계단 오르기 같은 인생에서 도전과 성취를 통해 한 걸음씩 성장잠재력을 키우면서 행복을 느꼈다"며 "졸업 후 대학원 진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장애인 복지 분야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자기계발 등으로 다른 학생의 모범이 돼 학교의 명예를 높인 학생들에게 주는 'DU 행복인재상'을 최근 이씨를 포함한 16명의 재학생에게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