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오는 2012년까지 목표로 하는 하루 원유생산량은 30만배럴이다. 하루 30만배럴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07년 기준으로 5만배럴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6배는 더 생산해야 하는 셈. 하지만 석유공사는 이를 자신한다. 돌아가는 상황도 이런 목표에 근접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장 유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낭보는 지난해부터 수시로 들린다. 지난해에만 11개 신규 광구에 참여해 기대매장량을 28억배럴로 늘렸다. 2007년보다 4.6배나 성장한 실적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석유개발 사상 최대 탐사 광구인 이라크 쿠르드 유전을 5개나 확보했다. 쿠르드 유전은 기대매장량만 72억배럴로 우리 측 지분만 19억배럴에 이른다. 탐사에 성공할 경우 2012년에는 하루에 5만7,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쿠르드는 하루 30만배럴 생산의 전초 기지라 할 수 있다. 인수합병(M&A)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월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해외 석유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페루의 페트로테크사 지분 5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 페트로테크는 확인매장량 1억5,000만배럴 규모의 생산광구 1개와 기대매장량 6억9,000만배럴에 달하는 탐사광구 10개를 갖고 있다. 생산광구 1개 인수를 통해 하루 1만배럴의 원유(가스의 오일 환산 포함)를 확보해 자주개발률을 0.3%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페트로테크 인수는 단순한 해외광구 지분이나 자산매입에서 벗어나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페트로테크 인수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까지 하루 생산량 20만배럴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M&A를 극비리에 준비하고 있다. 세계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원자재 값이 상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에는 마땅한 매물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화를 통한 내실도 다지고 있다. 강영원 사장 취임 이후 공사의 대형화와 선진화를 위해 석유개발 본부를 기존 '개발운영본부'에서 '신규탐사본부ㆍ개발생산본부' 등 2본부 체제로 확대했다. 대신 국내 비축기지건설을 담당하는 건설사업본부는 폐지했고 공사 대형화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고통분담 및 경제 살리기를 위해 임직원의 임금반납(2~5%), 청년인턴 채용 확대(100명), 대졸초임 삭감(-12%) 등의 조치에 이어 케이오엘 지분(30%)과 대한송유관공사 지분(3.69%) 매각도 의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