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문제국가인 '피그스(Pigs)'에 속했던 포르투갈이 지역경제 성장 주도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이 구조개혁에 따른 수출·관광산업 회복세에 힘입어 유로존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3년 전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78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포르투갈은 이후 혹독한 긴축정책으로 일련의 체질변화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FT는 평가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4·4분기에 전분기 대비 0.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유로존 국가 중 네덜란드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도 1.6%로 독일(0.5%) 등 주요 국가를 압도했다. 지난해 초 17.7%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지난해 4·4분기 기준 15.3%로 하락했다.
앞서 포르투갈은 심각한 국가부채로 지난 2010년 4·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렸다.
포르투갈 경제의 반전을 견인한 것은 수출 및 관광산업이다. 구제금융 이후 시작된 개혁 플랜이 생산성 향상에 집중되면서 '메이드 인 포르투갈'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포르투갈의 수출은 2010~2013년 24.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은 5.1% 감소해 지난해 포르투갈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FT는 "수출 경쟁력이 회복되자 EU는 물론 중동·아프리카 등지로의 수출이 빠르게 개선됐다"며 "400여개의 생산성 강화조치가 성과를 내면서 의복·식품 등에 치우쳤던 경제의 무게중심도 자동차·정보기술(IT)·전자공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사회가 안정되자 해외 관광객들도 다시 포르투갈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포르투갈의 관광수입은 90억유로에 달하며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했다.
다만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여파로 급여 및 퇴직연금이 동결되고 장기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내수시장 회복세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전기·통신 등 기간산업의 상당수가 앞다퉈 매각되는 등 부작용도 양산되고 있다.
FT는 "재정위기 이래 수도 리스본의 포르텔라공항에서는 하루 평균 200여명의 젊은이가 일자리를 찾아 포르투갈을 떠났다"며 "이들이 돌아올 때 포르투갈의 진정한 부활 스토리가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