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업계 빛과 그림자

불황에도 내수 판매 증가, 美'불공정무역국'지정 규제 추진내수판매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는 올들어 4개월동안 18만대 이상이 팔리면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판매가 활기를 보일 수록 미국의 통상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우리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 먹혀들지 않고있다. <웃다> ◇상승세 보이는 판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4월 판매실적은 모두 26만9,914대. 이는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28.3%의 급증세며, 지난달에 비해서도 1.9% 늘어난 것이다. 특히 내수는 12만3,710대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6만3,368대(지난달보다 2.8% 증가), 기아차는 3만4,163대(3.4%)로 올들어 월간 최고실적을 올렸다. 특히 기아의 카니발은 7,200대가 팔려 월간 최다인 지난 99년 11월의 7,333대에 근접했다. 대우차는 2.0% 늘어난 2만1,169만대, 르노삼성은 5,010대를 기록하면서 두 달 연속 5,000대를 넘어섰다. 수출은 전달에 비해 감소했다. 현대가 전월보다 6.9% 줄어든 7만6,965대에 그친 것을 비롯해 기아 4만3,730대(13.0% 감소), 대우 2만5,509대(10.8% 감소)를 수출했다. ◇급증하는 미국판매 4월중 미국시장에서 팔린 국산차는 현대 2만6,133대(전년대비 24% 증가), 기아 1만6,060대(29.3% 증가), 대우 5,011대(5.6% 감소)로 모두 4만7,204대. 이는 지난해에 비해 21.6%가 늘어난 것이다. 차종별 판매대수는 현대 XG300 1,831대, 산타페 3,258대, 대우의 레간자 2,366대,누비라 1,516대, 기아의 리오 4,728대, 옵티마 1,795대 등이다. 올들어 4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국산차는 현대 10만906대, 기아 6만397대, 대우 2만840대등 모두 18만2,1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3만9천331대)나 늘어났다.업체별로는 현대 32%, 기아가 35.2% 증가했고, 대우는 3.8% 감소했다. 현대와 기아는 최근 미국 현지 언론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브랜드 이미지 향상과 중대형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다. 판매가 줄어든 대우모터아메리카의 김봉세 차장은 "본사의 구조조정으로 소극적인 판매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5월부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지난달 판매량은 급격히 하락했다. GM은 35만2천467대, 포드는 30만1천661대의 승용차와 경트럭을 판매,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16%나 감소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부문은 18%가 줄어든 18만7천119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슈퍼 301조' 통상보고서에서 한국을 불공정 무역대상국가로 지정했다. 대표부는 불공정 무역관행 가운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규제를 들고 특히 한국과 일본을 거론했다. 이 보고서 발표후 곧바로 미국 LA타임즈는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일본에서 괄목할 만한 이익을 얻고 있지만 한국내 자동차시장은 외국산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등으로 여전히 '일방통행로(one-way street)'로 남아 있다"고 미국측의 입장을 전했다. ◇수입차업계와 미국의 입장 최근 몇 년동안 관세 인하, 까다로운 자동차실험 폐지, 외국차 구입자에 대한 세무조사 중단 등 가시적인 규제완화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인식개선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손을래 회장은 "정부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자동차 무역불균형 현상이 국내 산업에 결과적으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국내 대형차 소유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수입차가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고, 수입차 구매를 원하는 응답자의 42%가 주위에서 수입차 구매를 만류한 적이 있다는 자료를 인식개선의 필요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의 제프리 존스 회장도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감을 해결해야만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존스 회장은 "미국에서 자동차 무역불균형을 놓고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오지만 제도적인 조취만으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존스 회장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8%에서 미국 수준인 2.5%로 낮춘다면 일단 미국의 통상압력은 줄어들 것"이란 나름의 해법도 제시했다. ◇냉가슴 앓는 국내업계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 올해 최대 경영목표인 수출확대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시장이 충분히 개방됐다는 등 이전의 반박논리에 매달리기 보다 압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모색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는 제휴선인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밴형 택시를 들여오는 방안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현대는 우선 수백대를 수입할 것을 적극 검토중으로 전해졌다. 자동차협회는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협회가 최근 국내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수입차를 사치성 소비재로 분류,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 주도록 요청한 일도 이런 맥락이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미국 주장의 불합리성을 지적해야하지만 '한국시장에서 수입차가 팔릴 수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최원정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