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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월드컵 '또 다른 이름' 세가지

1 신성컵-샛별 네이마르·로드리게스 등 득점·도움 등 전천후 활약 빛나

2 골리컵-美 하워드 한경기 16회 선방 신기록… GK 잇단 활약에 야신상 누가 받을까

3 두 대륙컵-유럽·아메리카 4개국씩 8강 올라 유럽, 아메리카서 첫 우승하나 관심


2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8강~결승만 남긴 2014브라질월드컵. 반환점을 훌쩍 돈 이번 월드컵을 중간결산하자면 대회에 세 가지 별명을 붙여줄 만하다. 노장들이 기를 못 쓰고 샛별들이 득세한 '신성컵', 골잡이만큼 거미손들이 주목 받는 '골리(골키퍼의 다른 말)컵', 아시아의 극심한 부진 속에 유럽과 아메리카만 보이는 '두 대륙컵'이 그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브라질은 노장을 위한 나라가 아니었다. 36세 동갑내기 디디에 드로그바와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를 빼면 할 말이 없어진다. 지난 남아공대회 MVP(5골 1도움)인 디에고 포를란(35·세레소 오사카)은 2경기에서 113분(0골 0도움)을 뛰었을 뿐이고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는 잉글랜드의 조 꼴찌(1무2패) 탈락과 함께 조용히 귀국했다. 드로그바는 분투했지만 지난 2006·2010년에 이어 이번에도 16강 꿈을 이루지 못했다. 독일의 클로제 역시 월드컵 통산 15호 골로 최다 득점 타이기록은 작성했으나 조별리그 2경기에서 65분을 뛴 뒤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노장들이 비우고 떠난 자리는 신성들이 꿰차 빛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세대교체 현상이 뚜렷한 상황. 5골로 득점 단독선두인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는 올해로 23세이며 중압감을 떨치고 브라질의 구세주로 자리 잡은 네이마르(바르셀로나)는 22세다. 프랑스 대표팀 카림 벤제마(27·레알 마드리드)도 첫 월드컵 무대에서 3골 2도움으로 폭발 중. 매 경기 파괴력 넘치는 측면 침투로 1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콜롬비아의 후안 기예르모 콰드라도(26·피오렌티나)는 바르셀로나의 영입 레이더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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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경쟁만큼 뜨거운 야신상 다툼=2일 열린 벨기에와 미국의 16강전에서 승자는 2대1로 이긴 벨기에였지만 또 다른 승자는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에버턴)였다. 하워드는 연장전 첫 실점 전까지 벨기에가 30개의 슈팅을 날리는 동안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날 기록된 선방은 16개.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 당시 라몬 키로가(페루)가 작성한 13개를 넘어서는 월드컵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번 대회는 득점왕 경쟁만큼이나 최고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글러브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994년부터 주기 시작한 최고골키퍼상은 전설의 거미손 레프 야신(러시아)을 기려 야신상으로 명명됐으나 남아공대회부터 골든글러브상으로 부른다. 브라질월드컵은 16강전 8경기 가운데 역대 최다인 5경기가 연장일 정도로 명승부가 쏟아지고 있는데 골키퍼들의 선방 행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8경기 중 5경기의 MVP가 하워드를 비롯한 골키퍼였다. 일찍이 이런 대회는 없었다.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 등 대회 초중반 이름을 떨치던 골키퍼들이 소속팀의 탈락으로 하나둘씩 짐을 싼 가운데 브라질의 줄리우 세자르(토론토),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레반테),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등이 황금장갑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컵 아닌 두 대륙 이야기=8강 진출국을 보면 유럽 4개국(독일·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과 아메리카 대륙 4개국(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코스타리카)으로 정확히 나뉜다. '월드'컵이라 부르기가 어려워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4개국(한국·호주·이란·일본)은 일찌감치 각 조 꼴찌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16강에 오른 아프리카 2개국(나이지리아·알제리)은 거기까지였다. 한국과 일본이 16강에 진출하고 아프리카의 가나가 8강에 올랐던 지난 남아공대회 때와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 유럽·아메리카 선수들과 개인 기량 차가 더욱 벌어진데다 최신 흐름인 빠르고 선수 숫자를 많이 두는 역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대응하지도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두 대륙 이야기'가 돼버린 이번 대회에서 관심은 유럽 우승팀이 탄생하느냐다. 과거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린 7차례 월드컵에서 유럽팀은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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