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라운드 난관불구 출범 기정사실화

■ WTO각료회의 개막 의미.전망침체 세계경제 회복위해 '새무역질서' 불가피 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4차 WTO각료회의에서 중국의 WTO 가입에 이어 뉴라운드 출범이 확실시됨으로써 21세기 새로운 무역질서가 개막될 전망이다. 이번 각료회의는 자유무역주의를 확대하느냐, 지역주의로 회귀하느냐를 판가름짓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WTO 가입으로 세계 각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장벽이 완화되고 외국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중국의 개혁 개방이 가속화됨으로써 중국경제는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더욱 높아지고 산업경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수출과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증대에 부정적 영향도 우려된다. ◆ 중국의 WTO 가입 중국이 가입하면 모든 WTO 회원국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받게 돼 중국상품에 대한 관세가 인하되고 각종 수입물량 제한 등도 완화됨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게 된다. 중국 제조업 평균 관세율이 1.1%로 낮아져 중국은 GDP가 연간 216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는 WTO 가입시 중국의 수출이 매년 2.4%포인트씩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외국자본의 중국 진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내국민대우 도입, 법ㆍ제도의 투명성 제고 등으로 투자여건도 크게 개선됨으로써 외국인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전문가들은 WTO 가입 5년후에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가 2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수출이 13억달러 늘어나는 대신 수입은 3억달러 증가해서 무역수지가 10억달러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 뉴라운드 출범 전망 일부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출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뉴라운드 협상이 실패하면 논의를 재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회원국들의 공통적 견해다. 또 동반 침체 상태에 빠진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다자간 무역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뉴라운드 출범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무어 사무총장은 "이번 4차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WTO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세계무역 체제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뉴라운드 출범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 카타르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원국간 쟁점은 아직 남아있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난 99년 시애틀보다는 뉴라운드 출범 가능성은 좋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WTO 가입을 앞두고 있는 중국, 대만 등 현지 관계자들도 "뉴라운드 출범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 우리가 얻는 득과 실 뉴라운드 출범이 우리에게 어떤 '손익계산서'를 가져다 줄까. 논란이 많지만 지난 95년 농산물 시장개방 등으로 농업 등 국내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UR악몽'을 겪을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황 본부장은 "대외 수출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 뉴라운드 출범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낙균 KIEP 연구위원도 "경기침체를 돌파하는 길은 수출밖에 없다"며 "뉴라운드 협상으로 각국의 관세장벽 등이 추가적으로 낮춰지면 우리 수출품에 상당한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기관들은 뉴라운드 출범으로 각국 무역장벽이 33%낮아지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00억달러, 우리나라는 약 140억 달러의 경제성장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김태준 동덕여대 국제경영학 교수는 뉴라운드 출범과 관련 "국내 농업분야의 피해가 가장 큰 문제"라며 "WTO같은 다자협상에만 집착하지 말고 일본, 미국 등과의 쌍무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며 다자협상에만 머물러 있는 정부의 통상정책을 비난했다. WTO 국민연대 김인기 간사도 "케언즈 그룹 등 강대국들에 의해 주도되는 이번 뉴라운드 협상은 우리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고 농업 등 국내시장만 개방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 향후 과제 이번 뉴라운드 출범은 무역자유화를 위한 실제협상에 돌입하는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다. 무엇을 얻어내고 어떤 것을 양보할지는 향후의 지루한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뉴라운드 출범후 언제까지 후속협상을 마무리 할 것인지는 아직 WTO 차원에서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협상타결 방식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뉴라운드 주제별로 따로 협상을 할 것인지 전체 주제를 한꺼번에 묶어서 할 것인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농산물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EU는 일괄타결 방식을 원하는 반면 농산물 수출국인 호주 미국 등은 분야별 타결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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