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개시를 공식선언 함으로써 협상의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과의 FTA체결은 경제적 이익은 물론이고 한미동맹관계 강화라는 외교안보 효과 등 그 의미가 다른 어떤 나라와의 FTA보다 크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꼭 이뤄내야 할 과제다. 그러나 벌써부터 정치 쟁점화될 조짐이 보이는 등 앞으로의 협상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치밀한 준비와 전략으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체결은 우선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경제적으로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의 대미수출은 12.1~15.1%(54억~71억달러) 증가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1~1.73%(24억~68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기업경영투명성ㆍ노사관계 등 경제ㆍ사회적 제도와 관행의 글로벌화 진전, 대외신인도 향상 및 외국자본 투자증대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쳐 기업, 나아가 우리경제의 체질과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협상타결까지 가는 데는 대내외적으로 걸림돌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우선 FTA체결로 피해를 입게 될 농민 등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다. 어제 공청회가 농민단체들의 저지로 중단된 것은 앞으로의 진통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영화인들의 반대도 거세다. 또 서비스업종도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지만 당장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관련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이 우리가 당장 감당하기 힘든 요구조건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ㆍ미 FTA 협상의 성패는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고 실리를 극대화하느냐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농업과 서비스업 등 취약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아울러 한ㆍ미 FTA는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로라는 점에서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