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무역규모 급속확대등 관계 급전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유라시아 대륙의 두 거인 중국과 러시아간 경제 협력관계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양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중 기간인 이번 주 안에 시베리아 안가르스크 유전과 중국 동북부 정유 단지를 잇는 송유관을 설치 프로젝트에 서명할 전망이라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일 보도했다.
양국은 2,400㎞에 달하는 송유관 건설에 앞으로 25년 동안 총 2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를 둘러싸고 중국과 러시아가 급속도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최근의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중국의 에너지원 다변화 필요성이 절실해졌기 때문. 총 수입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지역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데다 동남아 지역의 주요 수입원인 인도네시아도 테러의 위협에 노출되자, 중국이 안정된 에너지 수입원으로 러시아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중국의 총 원유수입 가운데 러시아에서 유입되는 비중은 4% 수준. 하지만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전년동기대비 70%가 늘어나는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 원유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러시아 입장에서도 바라는 바다. 특히 경제 고성장과 함께 원유 소비가 급증하는 중국은 러시아에게 군침이 도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송유관 프로젝트는 양국간 단순한 개별 협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본격적으로 증진시키려는 의도를 나타내낸다는 것.
하와이 소재 동서문화센터의 우광 연구원은 송유관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단순한 우호협정 이상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방중과 이번 프로젝트의 성사는 양국간 경제 교류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 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 자신도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1일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경제 분야 협력에 우선 순위를 두는 가운데 각 분야의 협력과 우의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상호 방문을 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간 무역은 올들어 10개월 동안 전년동기대비 18.1% 늘어난 98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양국 교역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또 중국 대외무역합작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까지 중국 기업 474개사가 3억300만달러를 러시아에 투자했으며, 러시아측도 7억60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이번 정상회담 이후 경제 및 외교협력 관계를 한층 돈독히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의 교역 대상 8위, 중국은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 6위 자리를 각각 유지하고 있다.
신경립기자